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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룰' 때문에"...무승부로 끝난 한국타이어家 '경영권 분쟁'

기사등록 : 2021-03-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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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사장, 조현식 부회장 1승씩 주고 받아
최대주주 의결권 1인 3% 제한...분쟁 불씨 남아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한국타이어가(家)의 '형제의 난'이 반쪽짜리 승리로 끝났다. 지난해 도입된 공정경제3법의 이른바 '3% 룰'의 영향 때문인데, 이날 경영권 분쟁이 무승부로 끝나면서 분쟁의 불씨가 남게됐다.

30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와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는 이날 오전과 오후 각각 경기도 판교 사옥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감사위원 선임 안건 등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 관건은 크게 세 가지로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한국타이어의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한국앤컴퍼니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 등이다.

조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을 제외한 두 안건 모두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 측의 제안이 나뉘면서 소액주주 등의 표심(票心)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뉴스핌] 왼쪽부터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사진=한국앤컴퍼니]

 ◆ 1차전, 차남 조현범 '승' 

이날 오전 치러진 한국타이어 주총에선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이 승리를 거뒀다.

조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 됐고, 조 사장 측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후보자로 낸 이미라 제너럴 일렉트릭(GE) 한국 인사총괄이 84%를 득표하며 선임됐다.

반면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조희경 한국타이어 나눔재단 이사장이 추천한 이혜웅 비알비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이사는 득표율 16%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당초 8.66%의 지분을 확보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두 안건에 모두 반대 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장했으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이 적용되면서 오히려 소액주주의 판단이 이 같은 결과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한국앤컴퍼니가 30.6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조양래 회장 5.67%, 조 이사장 2.72%, 조현범 사장 2.07%, 차녀 조희원씨 0.71%, 조현식 부회장 0.65% 등의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2차전, 장남 조현식 '승'

이날 오후에 이어진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선 장남 조현식 부회장이 승기를 거머쥐었다.

조 부회장이 대표이사직 사임을 조건으로 내걸면서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 교수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과 이사회가 추천한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 교수는 선임되지 못했다.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조 부회장 측은 조 사장이 추천한 김 교수가 이명박 대통령 재직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주요 주주 인척과의 관계 및 정부 관련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판교 본사 [사진=한국타이어]

한국앤컴퍼니의 경우 작년 말 기준으로 조현범 사장이 지난해 6월 조양래 회장의 지주사 지분 전량을 받아 42.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조현식 부회장이 19.32%, 조희원씨 10.82%, 조 이사장 0.83%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 지분은 5.21%다.

만약 3%룰이 없었다면 이날 결과는 한국앤컴퍼니 지분 42.90%를 확보한 조 사장의 완승이었다.

그러나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인에 대해선 대주주들의 의결권을 1인당 3%로 제한하는 3%룰 도입과 함께 국민연금과 세계최대의결권 자문사 ISS가 초 부회장 측 후보를 지지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22.61%를 가진 소액주주들의 투표 결과도 한몫했다.  

한편 이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조 부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 부회장은 앞서 이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만, 동시에 지분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혀 부회장 직함과 이사회 의장 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 교수가 감사위원 자리를 확보한 만큼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남았다고 볼 수 있다"며 "향후 계획에 대해선 현재로선 예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giveit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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