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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7] 박원순 10년 어디로...朴 '계승·연장' vs 吳 '수정·폐기'

기사등록 : 2021-03-3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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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박원순표 주요 정책 229개 모두 계승 및 보완
오세훈, 22개 보류·폐기 등 74.6% 개선 및 수정 계획
10년 시정 놓고 정책계승 vs 색깔 지우기 대립 심화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격돌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주요정책을 놓고 극명한 대립을 나타냈다. 박 후보는 계승할 가치가 있다는 반면 오 후보는 노골적인 색깔 지우기에 나섰다. 다만 누가 당선되든 남은 임기가 1년 가량에 불과해 독자적 정책노선을 수립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31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따르면 박 후보는 고 박 전 시장을 추진한 주요정책 229개 중 164개는 계속 추진할 계획이며 65개는 수정 또는 보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29개 중 보류하거나 폐기하겠다는 정책은 단 1개도 없었다. 사실상 박 전 시장의 시정을 계승한다는 의사를 내비친 셈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고(故) 박원순 시장의 영결식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렸다. 서울광장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2020.07.13 leehs@newspim.com

수정 또는 보완 예정인 65개 정책 역시 문제점을 개선한다기 보다는 시민참여를 늘리거나 정책 수혜자의 의견을 좀 더 반영하는 개념이다. 선거에서 승리해도 임기가 1년 가량에 불과한만큼 새로운 변화보다는 현 시정을 그대로 이어받아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반면 오 후보는 229개 주요정책 중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정책이 단 1개도 없었다. 대신 22개는 보류 또는 폐기하며 149개는 수정,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오 후보측의 수정 및 보완의 방향성이 대대적인 개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박 전 시장이 추진한 주요정책 중 74.6%(171개)를 바꾸거나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노골적인 '박원순 지우기'다.

선거에서 승리해도 남은 임기가 1년 가량에 불과하고 이미 올해 예산안 등 굵직한 사안들이 확정됐다는 점에서 급격한 변화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그럼에도 오 후보측이 노골적인 박원순 지우기에 나선 건 이번 선거가 정권심판적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역시 박 전 시장 궐위에 따른 사안임만큼 책임론을 명확히 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보궐선거를 둘러싼 주요 이슈 중 하나인 성희롱 관련 공약에서도 두 후보는 차이를 보인다.

박 후보의 경우 그동안 여성폭력예방팀 신설과 원스크라이크 아웃제 도입 등의 대안을 언급했지만 본격적인 유세를 앞두고 발표한 5대 공약 및 10대 공약에는 추가하지 않았다. 성희롱 이슈 자체를 부각시키지 않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반면 오 후보는 10대 공약 중 하나로 '성폭력Zero 서울시'를 내세우며 이번 보궐선거의 시작이 '비서실 직원에 대한 권력형 성범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주요 정책은 성범죄전담기구와 한번이라도 성비위를 일으키면 바로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이 골자다.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토론회 등에서는 성희롱 사건에 대한 언급을 신중히 하면서도 보궐선거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두 후보가 현 서울시정 등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면서 당선 이후 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남은 임기가 1년 3개월에 불과해 어떤 후보가 당선되도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하기에는 시간적인 한계가 있다는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모든 선거가 전임자에 대한 엇갈린 평가에서 시작되지만 이번 선거는 특수한 상황에서 결정된만큼 박 전 시장을 향한 입장 역시 그 어느때보다 극단적인 것 같다"며 "정책적인 변화는 아직 공약에서 언급한 수준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향후 변화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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