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31일 "미중은 우리의 선택의 대상은 결코 아니다. 또 미국이나 중국도 우리에게 그러한 요구를 해 온 적도 없다"고 밝혔다.
다음달 3일 중국 푸젠성에서 열리는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2일 출국하는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내신기자단 브리핑에서 "미국과 중국 두 나라 모두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나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내신기자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3.31 yooksa@newspim.com |
그는 "미국은 우리의 유일한 동맹이고 (한미)동맹은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라며 "반면 중국은 우리와 가까운 이웃이고 최대 교역국이고 우리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본 입장은 분명하다. 절대 모호하지 않다"며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를 바탕으로 한중관계도 조화롭게 발전시키겠다는 게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와 한중 외교장관 회담 시기 중복은 우연"
2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의와 3일 중국에서 개최되는 한중외교장관회담 시기가 겹치는 것에 대해 정 장관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고 우연히 시기가 겹쳤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실 최근에 미국도 앞으로 중국과 대응 또 경쟁, 협력, 영어로 compete, cooperate를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얘기했다. 우리가 볼 때는 이 대응경쟁 구도도 있습니다만 협력의 공간도 굉장히 많다고 본다"며 "한반도 평화 문제가 그렇고, 다음에 보건안보 문제, 기후환경에 대응하는 문제, 그래서 우리가 이러한 분야에서 미중 간의 협력을 촉진시키는, 그래서 양국관계가 건설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할 수 있으면 그렇게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내달 3일 한중 외교장관회담과 관련해선 "이번 회담에서는 한반도 문제는 물론, 양국 간의 실질협력 확대방안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정상을 포함한 고위급 교류의 활성화 방안도 논의하겠다. 또 내년이 마침 한중 수요 30주년이기 때문에 30주년을 계기로 한중관계가 한차원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소개했다.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해선 "우리 정부도 북한인권 상황에 대해서는 아주 깊은 관심과 우려를 갖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문제는 여러 가지 종합적인 고려를 해야 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며 "가령 미 상원 국군 포로 문제와 같은 것은 우리도 계속 관심을 표명하고 있고, 재작년에 있었던 북한의 3주기 보편적정례인권검토에서 전쟁 포럼 문제를 해결을 촉구한 적도 있다. 그러나 북한 주민의 실질적 인권상황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인도적 지원사업이 선행돼야 된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 "바이든 대북정책, 한미 간 완전히 조율된 전략 바탕…선순환 구조로"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내신기자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3.31 yooksa@newspim.com |
바이든 행정부가 내달 중 발표할 대북정책에 대해선 "(이달 중순)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이 한국에 온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기들의 입장을 우리에게 설명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입장을 청취하기 위해서 온 것"이라며 "그 계기에 우리가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미측에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2+2 회의' 공동성명에 포함돼 있습니다만 한미 양국은 앞으로 북한을 관여해 나가는 데 있어서 완전히 조율된 전략을 바탕으로 해 나가겠다고 했다"며 "완전히 조율된 전략이라는 것은 과거 미국 행정부 시기 때와는 달리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발전이 명실상부하게 선순환 구조로 가야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성명 발표 등에 대해선 "북한이 최근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서 표명하고 있는 우려나 관심에 대해서 오히려 크게 반발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북한도 남북 간의 합의, 특히 남북정상 간의 한반도 비핵화 합의한 것을 준수하면서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페리프로세스' 등이 대북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페리프로세스나 이런 것들은 미국 정부가 충분히 다 감안하고 있을 것으로 저희는 기대하고 있다"며 "어쨌든 우리 정부는 대북 문제에 있어서 한미 간에 긴밀하고 완전히 조율된 그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추진하겠다고 입장이고, 미국이 최종적으로 입장을 정리하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 "종전선언으로 한반도 전쟁상태 종식돼야…한국 외교·경제활동에 큰 제약"
북한 비핵화 입구로서의 종전선언이 여전히 유효한 방식이냐는 질의에 정 장관은 "종전선언은 간단히 말씀드리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종료된 지 거의 70년이 끝났는데 아직도 우리는 소위 기술적으로는 전쟁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안정한 상황은 조기에 종식이 돼야 된다고 우리 정부는 믿고 있다"며 "이것은 우리 국민들의 심리적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외교, 경제적 활동에 사실은 큰 제약이 되고 있고, 그로 인한 부담도 정치적·경제적 부담도 엄청나다는 사실을 우리가 잘 알아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남북 간에는 이 사실상 불가침성이 체결됐고 또 우리와 모든 주변국들, 러시아, 중국, 일본, 미국과는 우호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반면에 북한은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는 우호협력관계라고 하지만 미국과 일본과는 정상적인 외교관계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과 미국과 일본의 관계정상화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며 "종전선언은 북미관계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양국 간에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그러한 단계가 될 수 있다고 저희는 믿고 있다. 그래서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도 조금 더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일관계와 관련해선 "저는 개인적으로 외교장관회담이 조기에 개최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일본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서 우리 아태국장이 오늘 일본으로 출발했다. 신임 국장이기 때문에 일본의 상대 국장과 만나 고위실무급협의 채널을 재개하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 "한일 외교장관회담 조기 개최 기대…영토·과거사 문제는 단호히 대응"
그러나 "일본의 역사왜곡이라든지 영토주권 관련 도발행위에 대해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최근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의 강도를 계속 높여 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많이 우려를 하고 있다. 또 위안부 관련 역사적 사실도 왜곡·은폐하려는 행동이 늘어나고 있는 데에 대해서 아주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나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한일 현안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은 계속되고, 이러한 노력을 저해하는 왜곡과 도발은 중단해 줄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미일 공조를 중시하는 미국에 악화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중재나 개입을 요청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중재나 개입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 일본이 매우 중요한 동맹국가이기 때문에 한일관계가 원만히 정상적인 관계로 조속히 회복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미국이 한일관계가 원만히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을 해 준다면 우리 정부로서는 환영한다"며 "그러나 이것은 기본적으로 한일 양국이 풀어나가야 될 문제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 "미얀마 교민, 24시간 내 언제든 철수 가능하게 만반의 준비"
민주화 시위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는 미얀마 상황과 관련해선 "우선 필요하면 우리 교민들을 즉각 철수하기 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추고 있다. 철수 결정만 내리면 24시간 내에 상당수의 교민을 철수시키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계획대로 모든 게 다 잘 될지는 저희도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특별기나 또는 우리 군 수송기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오늘 현지공관에서 우리 교민 사회와 거의 매일 실시간으로 협의를 하고 있는데, 아직은 그러한 단계까지는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도 필요하면 비필수 인원부터 철수하는 방안도 검토를 하고 있다. 추가로 어떠한 제재를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저희가 사전에 말씀드릴 수가 없다는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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