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이 청와대와 검찰 갈등을 재점화 할 불씨가 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역할에 관심이 주목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진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2021.03.04 pangbin@newspim.com |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3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최근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광철 당시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만간 이 비서관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차규근 본부장 측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지난 2019년 3월 22일 밤 급박한 상황에서 이광철 선임행정관을 통해 이규원 검사와 통화하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비서관은 당시 선임행정관으로서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이규원 검사는 진상조사단 8팀 소속으로 김 전 차관 성접대 의혹 재조사를 맡고 있던 상황이었다.
차 본부장은 이후 이규원 검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김 전 차관 긴급 출국금지를 위한 행정 절차를 논의했다고 한다.
이 검사는 이후 알려진 바와 같이 23일 자정을 지나 김 전 차관에 대해 이미 무혐의 처분된 성범죄 사건번호를 기재한 출금요청서를 법무부에 보냈고 최종적으론 가짜 동부지검 내사번호가 적힌 출금 승인요청서를 토대로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가 승인됐다.
차 본부장 주장대로면 청와대가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를 알고 직접 불법적인 출국금지에 적극 관여했다는 해석이 될 수 있다.
이에 검찰은 조만간 이 비서관을 상대로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 등을 알게 된 경위와 나아가 청와대가 출국금지 의혹에 직접 관여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조사 시점은 재·보선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사진=청와대] |
이 비서관은 이 사건 뿐 아니라 이 검사가 주도했던 김 전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재조사에도 관여한 의혹을 받으며 수사 선상에 오른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변필건 부장검사)는 당시 진상조사단이 특정 언론을 통해 공개한 사업가 윤중천 씨 면담보고서 내용에 허위 내용이 상당부분 포함된 사실을 파악하고 그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김 전 차관에게 각종 뇌물을 제공한 윤 씨를 다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 씨가 해당 보고서에 자신이 말하지 않은 내용이 담겼다는 진술을 토대로 당시 조사 녹취록과 면담보고서 최종본 등을 확인한 결과 실제 내용이 다른 것을 확인했다. 또 이 검사가 윤중천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이 비서관과 통화한 내역도 확보했다.
검찰은 이같은 정황을 토대로 비슷한 시기 논란이 된 윤규근 총경의 버닝썬 연루 의혹 등을 덮기 위해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김 전 차관 사건 등을 부풀렸다는 이른바 '사정기획' 의혹까지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사건과 관련해서도 조만간 이 비서관을 직접 불러 조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역시 재·보선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 비서관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에 관여한 의혹으로도 이미 지난 1월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상황이다.
검찰이 이 비서관을 상대로 직접 조사에 나설 경우 사실상 이 사건을 둘러싸고 청와대를 정조준 하는 것이어서 청와대와의 갈등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입시비리·사모펀드 불법 투자 등 의혹 및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을 수사하면서 청와대와 잇따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일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차 본부장과 이 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윤중천 면담보고서를 허위작성해 언론에 유출한 이 검사 사건에 대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지난달 이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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