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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림동, 공공재개발 보류됐는데 복합사업 후보지 선정?…졸속 행정에 주민 불만 폭발

기사등록 : 2021-04-0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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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역 역세권 사업지역, 도림동 공공재개발 구역과 겹쳐
주민 협의로 구역 조정 가능하다는 정부
공공재개발과 복합사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주민들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공공재개발 보류하고 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하더라도 재개발 보류를 풀거나 복합사업 후보지로 정했으면 불만이 크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도림동 주민 L씨)

정부가 공공재개발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를 발표하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 후보지 중복 지정으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공공재개발을 추진해오던 도림동 지역은 재개발은 보류된 상황에서 일부 지역이 인근 복합사업 후보지 구역에 포함되면서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정부가 고의적으로 후보지를 선정했다거나 졸속행정이라며 분노를 터트리는 주민과 반대로 중복선정된 지역에서는 인센티브를 이유로 복합사업을 선호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 후보지 중복 지정·졸속 행정 지적에 "문제 없다"는 정부

6일 부동산 및 정비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재개발 사업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 발표에서 일부 구역이 중복돼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구역 중복으로 문제가 된 지역은 영등포구 영등포동과 도림동에 있는 영등포역 역세권 9만5000㎡ 부지다. 노후도는 77.8%를 기록했으며 이 곳에 258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후보지 구역 중 도림동의 1만7800㎡ 부지는 지난 29일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발표에서 보류지역으로 지정된 도림동 26-21 지역과 중복된다. 전체 구역에서 20%에 못미치는 규모다.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실무부서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4대책을 바탕으로 진행된 공공재개발과 지난 2월 발표된 2·4대책을 기반으로 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사업방식에 차이가 있어 실무 부서 또한 달랐다.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사업 간 중복 가능성이 있음에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로 지정된 영등포역 역세권 2021.04.05 krawjp@newspim.com

이를 놓고 졸속 지정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일부 후보지가 중복되는 것에 대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주민 동의를 얻어야 사업지구로 확정되는만큼 협의 과정에서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역세권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에서 보내온 자료를 바탕으로 반경 거리나 노후도 요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후보지를 선정했다"며 "그 과정에서 공공재개발 사업지와 중복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재개발 관련 민원이 많거나 노후도가 큰 지역들에 관한 자료를 국토부에 전달했을 뿐 공공재개발과 관련된 논의를 하거나 국토부와 협의를 거치지는 않았다"며 "후보지는 국토부가 최종적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한 청원인은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도림동 공공재개발 공모구역과 공공주도 개발사업 중복 구역 선정을 철회해 달라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 공공재개발과 복합사업 놓고 엇갈린 도림동 주민

중복지정된 지역에서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공공재개발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정부가 의도적으로 도심 복합사업으로 유도하기 위해 사업을 보류시킨 것 같다며 의심하기도 했다. 정부는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를 발표하면서 용적률 완화로 사업성 개선이 어려운 사업장은 공공주도 정비사업 추진을 권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공재개발과 달리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경우 토지나 건물 소유주들이 국가에 소유권을 헌납해야 하는 점도 탐탁치 않아한다.

도림동 주민 C씨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으로 내몰려고 일부러 그런 것 같다"며 "소유권을 내주지 않아도 돼 주민들은 공공재개발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림동 재개발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노후도를 충족시키려고 일부 지역이 역세권 사업에 포함된 것 같다"며 "일부 지역이 빠져도 재개발 사업 추진은 되겠지만 사업 계획을 다시 짜야 해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업성과 용적률 상향 등을 이유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으로 기우는 주민들도 있었다. 복합사업은 저층주거지 위주인 도림동 공공재개발과 달리 역세권 상업 시설과 함께 개발된다는 점과 기부채납 비율이 적은 것이 주민들이 호응하는 이유 중 하나다.

도림동 S 공인중개사무소장은 "중복 지역에서는 용적률 상향이나 사업성에 대한 기대로 복합사업을 선호하는 주민들이 더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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