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악화된 한·일 관계가 단기적으로 재설정될 가능성은 낮다며, 경색된 한일관계는 북한과 중국 문제에 대한 미-한-일 3국 공조를 어렵게 해 북한과 중국 문제에서 미국의 이익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9일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연방 의회에 주요 사안에 대한 정책분석을 제공하는 의회조사국은 지난 6일 공개한 미·일 관계 보고서에서 한일 관계를 '차가운 교착 상태'로 묘사하고, "현재 한일관계의 열악한 상태를 감안할 때 이런 관계가 단기적으로 재설정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미국 NSC가 트위터에 공개한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 모습. [사진=미 NSC 트위터] |
특히 "한일 간 씁쓸한 관계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있어 미국과의 효과적인 3국 협력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한다"며 "열악한 한일관계는 대북정책에 대한 협력은 물론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응에서 미·한·일 3국 공조를 복잡하게 해 미국의 이익을 위태롭게 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의 동맹관계 복원에 적극 나서고 있고, 오는 16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워싱턴DC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된 것으로 분석된다.
CRS 보고서는 북한의 위협은 전통적으로 한·일 양국의 정치적 긴장 상태에도 불구하고 한·미·일 3국 간 긴밀한 공조를 이끌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하에서 한국은 북한과 따뜻한 관계를 위해 노력해 왔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외교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일본은 대북 강경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 유예 조치를 지속하는 상황은 "미·한·일 3국 간 조율된 조치와 발언의 기회를 줄어들게 했다"고 꼬집었다.
보고서 공동저자 중 한명인 엠마 챈렛-에버리 의회조사국 분석관은 최근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허드슨연구소가 개최한 미일관계 관련 화상회의에서, 한미일 3자 협력 측면에서 북한이 '와일드 카드', 즉 만능패가 될 수 있다며 "향후 몇 개월 내 (북한의) 미사일 시험이나 핵실험이 있을 경우 (북한이) 분명히 (한미일) 3국 협력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이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과거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한미일 3국 공조를 장려하고 양국 간 이견 해소를 촉구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 사이 관여를 촉진하는 데 더 많이 개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지난달 한국 및 일본 순방 당시에도 3자 협력 문제를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공조는 미국 지도자들이 취하는 접근방식에 따라 변동됐다며 일반적으로 미국이 외교로 북한에 관여할 때 일본 지도자들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또한 많은 일본인들은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을 포기할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으며, 북미 관계가 좋을 경우 북한에 대한 일본의 이익이 소외될까 걱정한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또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제도화된 관계에 더 의존하는 보다 전통적인 파트너십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스가 총리는 기존 외교정책을 이어갈 것을 선언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와 해상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 등을 다루는 데 있어 양자 동맹의 활성화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미일 방위협력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과 분쟁 도서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대결과 같은 안보 문제에 대응하면서 개선되고 진전됐다고 평가했다. 이런 진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미국의 보호에 덜 의존하는 보다 자율적인 방어태세 개발 열망을 일부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지난 몇 년간 국제 환경은 미국과 일본이 관계를 조정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며,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가속화하고, 중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크게 성장하면서 "중국과 북한의 도전과 위협이 더 날카로워졌다"는 설명이다.
한편 보고서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안보협의체 '쿼드'와 관련해 일본은 한국의 부재가 쿼드 4개국 모임에 추가적인 이점이라고 여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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