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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케이뱅크 특혜 받는다"...금융지주사들 인터넷銀 설립 조짐

기사등록 : 2021-04-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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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 이르면 이번주 인터넷은행 설립 의견 금융위 제출
메기효과 사라짐‧은행 업무와 중복…금융권 '회의적' 시각
"중금리 대출 확대‧모바일뱅킹 강화로 충분" 의견도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은행연합회가 회원사인 금융지주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개별 금융지주와 은행들의 반응은 회의적인 분위기다.

1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관련 부서에서는 이르면 이번주나 다음주 중으로 금융지주들의 인터넷은행 설립과 관련해 의견 수렴한 것을 금융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연합회 고위 관계자는 "지주들에게 인터넷은행 설립 의사에 대해 설문한 정도고, 각 개별사의 구체적인 진행 상황 등까지 담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연합회는 금융지주들의 인터넷은행 설립 수요조사를 진행했고, 이 중 상당수 금융지주들이 긍정적인 의견을 보이자 연합회가 주도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를 포함해 DGB 등 지방은행들도 금융당국의 허가가 난다면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금융지주들이 100% 자회사로서 새로운 인터넷은행을 직접 경영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금융지주사'가 100% 인터넷은행 자회사를 갖는데 법적인 문제는 없다. 금융지주사로서 '지분율 50%이상' 규정만 만족하면 된다. 하지만 금융지주가 아닌 '은행'이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면 인터넷은행의 지분을 최대 3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은행보다는 금융지주들이 수요를 모아 연합회에 전달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 금융지주들이 인터넷은행 진출에 적극적 의사를 드러낸 것은 전통 금융업이 가진 인프라를 활용해서 인터넷은행에 진입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과 본격적으로 경쟁 구도를 잡아보겠다는 의지다.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업의 비대면화가 예상보다 더 빨라지면서 인터넷은행 진출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하지만 정작 실무 일선에서는 금융지주의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해 대체적으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금융지주들이 인터넷은행에 진출하면 금융권 '메기효과'라는 인터넷은행 태생의 역할이 사라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또 지주가 가지고 있는 시중은행의 업무와도 접점이 많고 큰 차별성이 없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 메기라는 것은 이미 옛날 말이고 카뱅이랑 케뱅이 비용은 적게 들이고 돈은 많이 벌고 있다 보니 금융지주들이 새 수익원 창출을 위해 진출하려는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며 "이미 시중은행 모바일뱅킹도 기술 수준이 뛰어나고 인터넷은행을 겸업하면 기존 은행과 겹치는 고객도 많을 것이다. 오히려 현재 상황에서 인터넷은행 진출은 독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B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주가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면 기존에 있는 은행과 시너지가 날 수도 있지만, 겹치는 업무가 많아 영역이 모호해지고 갈등을 불러올 수도 있다"며 "오프라인 지점이 사라지고 인력 감소도 이어지는 추세에 지주에서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면 몇 년 뒤에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합병이 이뤄져 대대적 구조조정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진출보다 현재 상황에서 인터넷은행과 경쟁할 수 있게 차라리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거나 모바일뱅킹을 강화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간의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금융지주가 인터넷은행을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C시중은행 관계자는 "오히려 기존 은행들은 당국의 규제도 더 많이 받고 있어 인터넷은행과 역차별이 있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상황에서 연합회에서 은행업에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준 것에 감사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인터넷은행 진출이 적극적으로 재논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단순히 법적인 해석만을 두고 논의하지 않는다"며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인가를 내주기 때문에 개별 금융지주들의 자세한 사업계획을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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