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네이버가 상징과도 같았던 '실시간검색어(급상승검색어)'를 폐지한지 두 달여가 흐른 가운데 포털 시장 내 영향력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실검 폐지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네이버를 찾는 이용자들의 기존 패턴은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 네이버, 실검 폐지 후 다소 점유율 하락...이달 다시 반등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급상승검색어가 사라진 네이버 시작 화면 [사진=네이버 캡처] 2021.02.25 iamkym@newspim.com |
19일 트래픽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검색엔진 점유율 57.56%를 기록해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달(52.43%)보다 5% 넘게 상승한 수치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05년부터 16년간 유지해온 실검 서비스를 지난 2월 25일 폐지했다. 사용자들의 인터넷 서비스 사용 행태가 점점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따른 결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동안 실검은 실시간 트렌드와 다양한 정보 제공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던 서비스로,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다만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여론조작, 마케팅 논란 등 부작용이 크게 부각되기도 했다.
네이버가 실검을 폐지하면서 일각에서는 포털 시장 점유율이 상당 부분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2인자' 구글은 물론, 실검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네이트, 줌 등이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뒤따랐다.
실제로 지난 2월 54.37%였던 네이버의 검색엔진 점유율은 실검이 폐지된 이후 지난달 52.43%로 하락했다. 반면 구글은 같은 기간 점유율이 40.54%에서 43.32%로 늘며 격차를 한 자릿수로 좁혔다.
그러나 이달 들어 네이버의 점유율이 다시 5%가 넘게 반등한 사이 구글은 36.48%로 하락하며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특히 네이버는 실검 폐지 이전이던 지난 1월(52.81%)에 비해서도 점유율을 큰 폭으로 올렸다.
실검 서비스를 유지하는 다른 포털 사이트 역시 최근 이용자 수가 늘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유의미한 결과는 아니라는 것이 내부 의견이다.
한 포털 업체 관계자는 "네이버 실검 폐지로 인해 이용자가 늘지는 않았다"며 "그 영향이 있었다면 폐지 이후 트래픽이 최고점을 찍었어야 하는데 그런 현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까지 실검 폐지 전후로 사용자수, 트래픽의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점유율 변화가 없는 점을 봐서 당초 서비스를 폐지한 이유였던 검색 트렌드의 방향성이 바뀐 점이 그 이유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 불편하더라도 네이버 이용...검색 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방문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네이버 데이터랩 [사진=네이버 캡처] 2021.02.25 iamkym@newspim.com |
앞서 네이버가 실검 서비스를 폐지한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정제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던 반면, 정보 습득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컸다.
최근에는 실검 폐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더 크게 부각됐다. 지난달 말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 일부 앱이 중단되는 오류가 발생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현재 일어나는 일에 대한 알리미 역할을 하던 실검이 사라지면서 이용자들이 초기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네이버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은 그동안 네이버가 갖춰온 검색 인프라와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익숙함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아울러 네이버가 쇼핑 등 사업을 다각화함에 따라 단순 검색 이용자 외 다양한 목적의 이용자가 유입되고 있는 점도 전체 점유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이유로 분석된다.
누리꾼 A씨는 "실시간 검색어가 궁금하면 다른 사이트에서 확인한 뒤 검색은 다시 네이버에서 한다"며 "다소 번거롭긴 하지만 더 익숙한 사이트를 이용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네이버가 제공하는 재미있는 기능 중 하나가 없어진 것이지, 실검 폐지가 다른 경쟁 사이트를 이용할 정도의 유인은 아니다"라며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부분도 검색광고나 커머스에 집중되기 때문에 매출이나 점유율 하락과는 연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