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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심·카누' 잘나가지만 커피믹스 시장 자체가 감소세…고민 깊어지는 동서식품

기사등록 : 2021-04-2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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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효자상품 덕 톡톡…그러나 믹스커피 시장 자체는 감소세
'신사업·해외시장 개척'에 합작법인인 사실이 '한계' 될 수 있어
동서 "아직까지는 기존 것 잘 하자는 기조, 신사업 고민 아직無"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동서식품은 겉으로 보기에 문제가 없다. '맥심과 카누'라는 효자 상품 두 축이 있어 현재 매출상에 타격은 없다. 오히려 매출은 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동서의 주력 시장인 믹스커피 시장의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더욱이 글로벌 식품사와 합작법인인 탓에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어렵다. 때문에 동서식품은 스타벅스를 통해 RTD(Ready to Drink) 즉석음용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이 역시 포화시장이라는 한계가 있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커피믹스 시장 규모. 2021.04.21 jellyfish@newspim.com

◆ 동서식품 자체는 '성장중'…그러나 제조커피 시장 매년 줄어들어

동서식품의 위기를 논하기에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전체 커피믹스 시장의 매출은 전년 보다 줄어들었지만 동서식품의 효자 상품인 카누는 홀로 26%나 성장했기 때문이다.

식품산업정보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소매점에서 판매된 커피믹스 매출액은 3487억8400만원으로 전년 상반기보다 6.7% 줄었다. 반면 카누는 지난해 상반기만 매출에서 26% 성장했고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8.4% 늘었다. 이는 동서식품 전체 매출 성장률과 비교해 무려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미리 동서식품의 '위기'에 대해 논하는 것은 믹스커피 시장 자체가 작아지고 있어서다. 시장 규모 감소세는 극명하다. 2017년 1조218억7400만원 규모였던 조제 커피 시장은 2018년 9656억5900만원, 2019년 8933억1500만원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편의점 RTD 음료들이 다양하게 출시된 것과 함께 편의점에서도 원두 커피를 사먹을 수 있게 된데다 가정과 사무실에 커피머신을 두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은 이유다.

동서식품 매출의 약 80% 가량은 커피믹스 제품들에서 나온다. 맥심과 카누가 '효자상품'으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매출 의존도가 높은 제품의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레 동서식품의 실적 저하로 귀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커피를 내려먹는 것을 번거로워 하는 사람들이 많아 커피믹스 시장 자체는 건재하다고 본다"면서도 "최근 RTD 음료들이 대거 출시를 앞두고 있고 더군다나 소비자들이 커피 취향이 생기면서 원두커피를 직접 내려먹는 경우가 많아 커피믹스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커피믹스 판매 추이. 2021.04.21 jellyfish@newspim.com

◆ 맥심·카누 의존적 매출구조, 브랜드 타격시 위기로 직결…사업다각화 가능성은?

커피믹스 시장의 압도적 강자라는 타이틀이 역으로 동서식품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일 품목에 의존적인 매출 구조는, 브랜드가 타격을 입을 경우 위기로 직결될 수 있어서다.

이미 2011년 동서식품은 커피믹스의 카제인나트륨 논란을 겪으면서 당시 영업이익이 폭락하는 경험을 한 바 있다. 논란이 있던 해 동서식품의 영업이익은 1473억원이었다. 직전해 영업이익은 2309억원이던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통상 식품업계는 단일 품목에 대한 의존적인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동서식품의 경우는 해외 진출은 가능성이 낮다. 해외 합작법인으로 설립된 영향이다.

동서식품은 지난 1968년 미국 대형식품기업인 몬델리즈와 50 대 50 합작사 형태로 설립됐다. 이를 통해 커피 기술 등을 받아 제품을 제작해 왔다. 때문에 맥심 또한 몬델리즈가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동서식품이 적극적으로 신사업 개발에 나서지 않는 것 역시 합작법인이라는 형태가 영향을 미친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의사결정을 할 때, 한국법인의 결정만 가지고 새로운 것을 진행하기보다 함께 의논을 거쳐야 한다고 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신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몬델리즈는 매년 580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때문에 동서식품으로써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어서 자금상 위험을 떠안는 것보다, 기존에 해오던 믹스커피 사업을 잘 유지하는 편이 나은 셈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신사업에 대한 논의는 현재까지 없는 상태"라며 "커피믹스 제품을 잘 판매하는 동시에 TOP와 같은 RTD음료 등을 다각화 하는 시도에 주력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ellyfi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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