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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태풍의 눈' 김웅의 당권 도전..."국민의힘 문제가 경륜 부족 때문인가"

기사등록 : 2021-04-2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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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둔 외연 확장 측면서 '초선 당대표론' 대두
"정치 경륜은 한계 도달...이제 그런 리더십 필요 없어"
초선 계파 주장엔 "그런 모습 때문에 당 바꾸겠다 결심"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초선의 경륜 부족? 우리당의 문제가 리더의 정치적 경륜 부족이었나. 오히려 대표 리스크가 더 컸다. 가장 경륜이 많은 사람이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겐 '구태다, 자강해야 한다'고 쫓아내고 초선 그룹엔 '경륜이 없어 안 된다'고 얘기한다. 그냥 대놓고 '내가 해야 된다'고 얘기하는 게 낫다."

초선의 반란이다. 차기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2위를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킨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선수만을 앞세운 당내 중진들을 직격했다.

전국 단위 선거 4연패를 끊어낸 잔칫집에 "국민의힘이 잘해서 거둔 승리가 아니다", "특정 지역 정당 한계를 극복하자"며 4·7 재보궐선거 압승 경계령을 내리더니 이제는 직접 당을 뜯어고치겠다며 전면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4.20 kilroy023@newspim.com

초선 개혁 그룹에서 목소리를 내며 보수 정당 쇄신을 강조해온 김 의원은 지난 14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총회에서 당권 도전 의지를 밝혔다. 공식 출마 선언은 당원 앞에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을 필두로 한 '초선 당대표론'은 차기 대선을 앞둔 외연 확장, 중도층 공략 측면에서 힘을 받고 있다. 4·7 보선을 거치며 2030 표심이 야권에 돌아선 상황에서 보수 정당에도 '젊은 리더십'이 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의원실에서 가진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초선 당대표의 경륜 부족'을 말하는 이들에게 "당 소속 전직 대통령들이 구속 되고, 탄핵 되고, 당이 깨졌다가 다시 합당하고 4연패를 하는 참혹한 결과를 받을 때까지 그 정치 경륜이라는 것은 우리당에서 도대체 어떻게 작용했냐"고 되물었다.

그는 그러면서 "그 정치 경륜이라는 건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그런 리더십은 이제 필요 없다"고 단언했다.

유승민 전 의원의 대권 도전과 자신의 당대표 출마를 연관 짓는 시각에 대해선 "저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초선 개혁 그룹에선 계파 얘기를 꺼내본 적도 없다. 초선들은 개혁한다고 긍정적인 아젠다를 계속 제시하고 있는데 여전히 저 쪽에서 하는 건 그런 프레임 씌우기, 계파 만들기, 지역 감정에 호소하기"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초선들이 '우리가 나서서 당을 바꿔야겠다, 우리가 주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 원인이 그런 모습들에서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청년층을 대변하는 정치는 "사기에 가깝다"고 했다. 2030 표심을 얻기 위해선 청년이 직접 정치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청년이 정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곧 청년 정치"라고 했다.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영입하기 위해선 "당이 바뀐 모습을 보여줘 국민의힘에 들어올 명분을 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려면 탄핵과 계파에서 자유로운 본인 같은 초선이 대표가 돼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제 쇼는 안 통한다", "대중은 더 이상 속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해주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까지 해왔던 당의 운영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을 비판한 '검사내전' 저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 의원. 국회 입성 1년 만에 '초선 개혁의 아이콘'이 된 김 의원을 뉴스핌이 만났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4.20 kilroy023@newspim.com

다음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결정적 요인은 무엇이라 보는가.

▲ 이기든 지든 나중에 해석을 할 땐 백만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말했을 때는 △부동산 문제, 임대차3법 내로남불 △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 사건 △성폭력 피해자 기자회견 등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데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그 이전에 이미 추세가 바뀌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1년 동안 국민이 싫어하는 것을 안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은 국민이 싫어하는 일만 했다. 결국 그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우리 당에 대한 비호감을 넘어버린 거다. 국민의힘의 경우 우리 당을 보통 싫어했던 이유인 '막말'이 사라졌다. 강성 지지층이 사라졌다. 당을 대표했던 과거의 인물들이 선거 전면에서 완전히 빠져나갔다. 그 공간을 초선 의원들과 2030들이 메웠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년 동안 꾸준히 보여준 합리적인 중도로 옮겨가는 모습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반면 여당은 국민이 180석을 몰아줬더니 그걸 가지고 부동산 임대차3법을 강행하고 반민주악법인 공수처법을 개악했다. 이런 과정에서 경제는 경제대로 무너지고 부동산은 부동산대로 힘들어졌다. 실업률은 높아지고 외교 문제는 최악의 상황이 됐다. 결국 백신 확보에도 실패했다. 국민들이 살기 힘들게 만들었다. 차라리 어렵게만 했으면 괜찮았다. 그 와중에 국민에게 '이 방향이 맞다'고 자꾸 강요했다. 이에 반대하면 적폐라고 몰아세웠다. 문제는 부동산 투기 사건, 권력형 성비위 사건이 다 민주당에서 나온 거다. 국민을 상대로 그런 성폭력을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국민이 싫어하는 것들만 몰아서 한 거다.

공정성 문제도 계속 나오는데 단 한번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 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 문제도 끝까지 엄호했고 추미애 전 법무장관 아들 문제가 나왔을 때도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을 공격했다. 여기에 경제는 너무 어려워졌는데도 우리나라가 제일 잘 나가고 있다고 국민을 가르치려 들고 속이려 드니 거기에 대한 분노가 터져나온 거다. 결론적으로 국민이 싫어하는 것을 안 한 국민의힘과 국민이 싫어하는 일만 했던 민주당이 있어서 1년 만에 이런 어마어마한 변화가 일어난 거다.

-총선 대패 후 1년 사이 국민의힘이 많이 발전했다고 보는 건가.

▲ 국민의힘이 발전을 한 건 아니다. 그렇지만 퇴보는 안 했다. 잘 했다는 게 아니라 잘못한 것을 줄인 거다.막말을 안 한 게 잘한 건 아니지 않나. 우리가 잘한 게 아니라 국민이 싫어하는 걸 안 했다. 
    
-국민의힘 의원 102명 중 56명이 초선이다. 과반을 넘는 초선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데 대해 일각에서 초선들이 계파를 만드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 계파는 보스를 중심으로, 이익을 중심으로 뭉치는 게 계파다. 정치에서 계파라는 것은 누구 한 명의 리더가 있고 이 사람이 자기 소속원들에게 공천권을 주든지 다른 이익을 주든지 돈을 주든지 해서 뭉치는 거다. 대의명분으로 뭉친 게 아니다.

초선이 계파다? 예를 들어 계파 수장을 박수영 의원이나 황보승희 의원이라고 하자. 박 의원이나 황보 의원이 모인 초선들에게 뭘 줄 수 있나. 공천권을 주나 돈을 주나. 어느 청탁을 들어달라고 할 수 있나.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 이익으로 뭉친 게 아니다. 당을 쇄신하고 바꿔야 한단 대의명분으로 뭉친 거다. '당의 의사 결정 구조를 바꿔야 한다' '공천 구조를 바꿔야 한다' 등의 명분으로 뭉친 거다. 그걸 계파라고 얘기하면 일종의 흑색선전, 프레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계파 얘기를 하기 시작하면 옛날에 공천을 중심으로 모였던 우리 당의 거대한 계파에 있는 사람들이 초선들을 보고 계파라고 할 수 있나. 과거 동인·서인들이 실학을 하면서 백성들에 실제 도움을 줘야한다고 모인 사람들을 보고 '네 놈들 계파야, 당파야'라고 욕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초선 계파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유승민 전 의원을 대선 후보로 만들기 위해 유승민계가 김웅 의원을 당대표로, 유의동 의원을 원내대표로 앞세운다고 주장한다.

▲ 그건 저에 대한 모욕이다. 저는 유승민 전 대표와 친하고 그가 좋았기 때문에 (새로운보수당에) 왔다. 하지만 누가 시켜서 일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런 이익을 바랐으면 세력 있고 힘 있는 자들에게 갔겠지 누가 그쪽에 붙었겠나.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다른 쪽에 나온 사람들에 '당신은 친이(친이명박) 쪽인데, 친이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당대표에 출마한 것 아니냐'고 얘기하면 어떤 느낌을 갖겠나. 모욕감을 느낄 거다.

초선 개혁 그룹에선 그런 얘기를 아예 안 하지 않나. 그런 얘기는 꺼내본 적도 없다. 초선들은 개혁을 한다고 긍정적인 아젠다를 계속 제시하고 있는데 여전히 저 쪽에서 하는 건 그런 프레임 씌우기, 계파 만들기, 지역 감정에 호소하기다. 초선들이 '우리가 나서서 당을 바꿔야겠다, 우리가 주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 일종의 원인이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나온 거다.

-최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에게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번 당대표의 경우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이 부여된다.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나.

▲ 대선을 앞두고 이 당이 얼마만큼 바뀌었는지 보여드려야 국민이 우리를 선택하실 거다. 이번 서울·부산시장 선거 결과가 대선까지 그대로 갈 거라 생각해선 안 된다. 결국 얼굴이 바뀌면 리더십은 바뀌게 돼 있다. 애플이라는 회사가 이렇게 바뀌게 된 데는 스티브잡스란 인물이 들어가 방향을 잡아줬기 때문이다. 인물이 바뀐다고 뭐가 바뀌느냐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인물이 바뀌면 리더십이 바뀌고 조직이 바뀐다. 그에 따라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이 바뀌는 거다.

그런 부분에서 대선을 생각한다면 '어떤 쇼를 하고 어떤 옷으로 갈아입을까'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까지 여의도는 정치 공학이 지배했다. 정치 공학은 사술이다. 국민 상대로 사술을 계속 써왔다. 이젠 사술을 쓸 때가 아니다. 공학 정치를 해야 한다. 공학이란 건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과학적 연구를 통해 원인을 발견해내고 과학적 추론을 통해 해결 방법을 만드는 거다. 그걸 갖고 인간의 삶을 좋게 만들어내는 거다. 그런 과학적인 방법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보통 보면 국민의 요구 사항이나, 어느 계층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정말 힘든 지 등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이 안 돼 있다. 어느 쪽을 봐도 늘 실제 고통을 겪는 계층이 있다. 20대 같은 경우 지금 밥을 굶는 계층이 나오고 있지만 포착이 안 된다. 실업 통계에도 안 나오고 구직자 통계에도 안 잡히는데 밥 굶는 계층이 새로 나오는 거다. 이는 지금까지 늘 옛날에 해왔던 방식, 그 툴로만 분석을 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회 구조가 엄청나게 바뀌었다. 농업 사회에서 산업화 사회, 정보화 사회를 거쳐 지금은 새로운 사회가 왔는데 시대 분석을 못 하는 거다. 당에서 이런 새 시대상을 반영한 분석을 하고 대안을 주고 따라오게끔 해야 한다.

쇼를 한다고 치자. 이제 대중은 안 속는다. 문재인 대통령 초창기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성공했지만 그 뒤에는 뭘 해도 사람들이 안 믿어준다. 결국 쇼로 일관하면 뭘 해도 의심을 사고 오래 못 간다.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해주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까지 해왔던 당의 운영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아침마다 몇 명이 모여 여는 최고위원회의는 뉴스에 나온 주제 몇 가지를 두고 얘기하고 만다. 예를 들어 밥 굶는 아이가 나오면 왜 그게 나오는지도 모르고 정부 여당이 실패를 스스로 자인하는 거라고 외치고 끝난다. 이게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 계층은 어디 존재하는지, 왜 우린 이걸 놓쳤는지를 찾아내야 한다. 장단기적인 관점에서 제시해야 한다. 지도부가 모인 자리는 '우리 기획팀에서 이렇게 분석해왔다'고 얘기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원내에서 필요한 것과 당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확실히 구분해 줘야 한다. 그런 분석이 아닌 모여서 논평이나 하는 소리는 안 통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4.20 kilroy023@newspim.com

-'수도권 초선 당대표' 타이틀은 장단이 명확해 보인다. 장점으로 신선함과 외연 확장이 꼽히지만 오랜 전통을 지닌 보수 야당의 전국 조직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선을 1년 남겨둔 시점 무게감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지적도 있다.

▲ 70년 전통을 가진 이 정당을 정치적 경륜이 부족한 초선이 과연 감당할 수 있겠냐고 얘기하는데, 우리 당의 지난 최근 10년 간 역사를 봤을 때 과연 우리 당의 문제가 리더의 정치적 경륜 부족이었는가. 오히려 대표 리스크가 더 컸다. 당 대표들이 당의 힘과 잠재력, 연륜을 더 깎아먹었고 파괴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정치 경륜을 얘기하는 분들에게 반대로 묻고 싶다. 그렇다면 지난 10년 간 우리 당이 이렇게까지 어려워지게 되는 동안 정치 경륜은 어디에서 발휘됐는가. 당 소속 전직 대통령들이 구속 되고, 탄핵 되고, 당이 깨졌다가 다시 합당하고 4연패를 하는 참혹한 결과를 받을 때까지 그 정치 경륜이라는 것은 우리당에서 도대체 어떻게 작용했는지 묻고 싶다. 그 정치 경륜이라는 건 이미 한계에 도달한 거다. 그런 리더십은 이제 필요 없다.

시대가 원하는 리더십은 그런 리더십이 아니다. 여의도에만 국한된 여의도식 해법, 여의도식 정치 공학은 이제 끝났다. 이제는 대중과 가장 잘 소통하는 수평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같이 가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독재적 리더십은 큰 돌을 옮길 때 그 돌 위에 올라타서 다른 사람 보고 채찍질을 하는 거다. 새로운 리더십은 그 사람들과 같이 끌고 가는 거다. 그렇게 큰 돌을 끌고 가는 데 있어 정치 경륜이 높은 분이 유리하겠나, 저같은 초선이 유리하겠나. 친구 같은 초선이 가장 유리하다고 본다.

또한 대선 후보들을 고려한다면 잠재적 경쟁자인 중진 의원들이 대표를 하게 되면 불가피한 오해를 할 수도 있다. 초선이나 정치 경력이 짧은 저 같은 경우엔 '저 사람이 사심이 있어 공정하게 움직이지 않는 것 아닐까'라는 오해를 누가 하겠나. 지금 사람들이 새 얼굴을 계속 얘기하는 이유는 기존에 있던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이미 사라진 거다. 새 얼굴의 경우엔 적어도 지금처럼 앞에서 좋은 소리 하고 뒤에 가서 불공정하게 이끌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결집이 된 기대치가 여론조사를 통해 반영 돼 나오는 것 아닐까 싶다.

중진 의원들이 초선을 보고 경험이 없다고 하는데 그 경험이 우리당에서 어떻게 활용됐는지 다 알지 않나. 가장 경륜 많은 사람이 김 전 위원장이었는데 김 전 위원장에 대해선 '구태다, 자강해야 된다'고 쫓아내고 지금 초선 그룹에는 '너네는 경륜이 없어서 안 된다'고 얘기한다. 대체 왜 앞뒤 말이 서로 다른 건지. 그냥 대놓고 '내가 해야 된다'고 얘기하는 게 낫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청년층, 2030세대의 마음을 확실히 얻어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초선으로서 이들을 끌어들일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 모든 세력과 계층이 마찬가지겠지만 이제 무슨 쇼를 해도 안 된다. 청년들이랑 같이 가서 춤도 춰보고, 민주당은 보면 가발 쓰고 춤도 추고 이런 저런 걸 다 했지 않나. 청년들에 돈도 뿌렸다. 그거 이제 안 통한다. 청년을 대변하는 정치는 이제 안 된다. 그건 거짓말이다. 내가 청년이 아닌데 어떻게 청년을 대변하나. 청년이 정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청년 정치다.

"내가 너네 대신 해줄게" 라고 하는 건 사기에 가깝다. 청년이 어떻게 꼰대 정당이라는 우리당에 들어와 정치를 할 수 있는가. 제도를 바꿔야 한다. 청년이 기초부터 시작해서 '기존에 있는 사람들과 경쟁하는 게 아닌 우리만의 루트가 따로 있다, 청년 대표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 들어올 거다. 그런 청년들이 실제 정치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청년 목소리를 내주는 청년 대표들이 당에 들어올 때야 청년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지 않겠나.

두번째는 청년에게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퍼포먼스는 나와서 춤 추는 게 아니고 약속을 지키는 거다. 지금 청년들은 공정성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말로만 얘기하는 건 더이상 안 믿는다. 작은 부분이어도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면 믿음을 줄 수 있다. 선거 과정에서 그걸 보여줄 거다. 당 대표에 출마하게 되면 청년에게 약속을 지켰다는 게 뭔지 느낄 수 있게 할 거다. 나중에 직접 보면 '그 때 그 말이 이거였구나'를 느낄 수 있게 해주겠다.

-야권 대선 주자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시선이 쏠린다. 윤 전 총장을 끌어들일 방법은 무엇인가.

▲ 병법에 보면 쫓는 게 아니고 오게 하라는 말이 있다. 이 넓은 들판에서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데 어디로 가겠나. 올 수 있게 만드는 게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윤 전 총장이 이 당에서 뜻을 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지 말라 해도 올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구애해도 안 올 거다. 윤 전 총장이 우리 당에 올 수 있으려면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 전직 대통령 두 명이 구속된 상황인데 이 당에 들어오기가 쉽겠나.

이 당이 바뀌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려면 탄핵에서도 자유롭고 그 전에 계파에서도 자유로운 저 같은 초선이 대표가 돼야 한다. 의사 결정 구조고 뭐고 싹 다 뜯어고치겠다고 얘기해야 한다. 그 때 비로소 '저 당 바뀌었으니 같이 한번 해보자'고 할 수 있는 거다. 그 때 본인이 우리 당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국민 앞에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거다. 가서 '공천권 절반 드리겠다'고 하는 건 야합이다. 그렇게 해선 못 불러온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4.20 kilroy023@newspim.com

-더불어민주당은 5월 2일 새 당대표를 선출한다. 여당의 전당대회 과정을 어떻게 지켜보고 있나. 당대표로 선출되면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과 어떻게 원구성 협상을 해나갈 계획인가.

▲ 원구성은 원내대표 전권이다. 당대표가 된다고 해서 원내대표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당에서 원구성에 대해 뭘 도와줘야 하냐고 물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은 있다. 민주당에서 지금 얘기하는 것처럼 '상임위 의석 몇 개 줄테니 받아라' 하는 건 해결 방법이 아니다.

누가 되든 민주당 정책 기조나 지금까지 해왔던 폭압적 방식이 바뀔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앞으로도 계속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 작년 6월 부동산 임대차3법을 통과시켜 서울 중위권 아파트 전세값을 폭등시킨 것, 봉숭아학당처럼 돼 버린 공수처법 개혁 등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민생을 헤치는 법안들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예전처럼 장외 투쟁은 안 한다고 하더라도 어떻게든 국민께 알려 확실히 항의해야 한다. 반드시 그런 악법은 막아야 한다.
    
-홍준표, 윤상현 의원 등의 복당에 대한 당내 의견이 갈리고 있다. 야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홍 의원의 복당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 복당에 찬성한다면 구체적인 시기는 언제로 잡아야 하나.

▲ 시대가 바뀌었다. 1년 전과 지금 바뀌었고 1년 후는 또 바뀔 거다. 여의도는 지금 대한민국의 변화를 제대로 못 읽고 있다. 옛날 방식으로 하다 보니 해석이 안 되고 결과 예측도 안 되는 거다. 지금 밖에 나가 계신 분들이 당에 들어오냐 안 들어오냐의 부분은 누가 당대표가 돼도 그 사람, 누구 하나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 시대 흐름에 맞지 않으면 그 누가 얘기해도 들어오기 어렵다.

이 부분은 우리 당의 문제가 아니고 바깥에 계신 그 분들이 변화했느냐가 중요하다. 막말 한 마디로 모든 게 사라지는 게 지금 대한민국이다. 과거같이 막말 몇 마디 해버리고 나면 끝이다. 당원들의 노력에 대한 엄중함과 무게감을 느낄 수 있고 본인이 변할 수 있다면 언제든 들어올 수 있다.

그러나 본인들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저를 비롯해 누구든 그냥 다 버리고 갈 거다. 정치적으로 누가 얘기한들 이 어마어마한 시대 흐름을 거스를 순 없다. 핵심은 본인들이 변화하고, 바꾸고, 시대를 따라잡으란 거다. 훌륭하고 똑똑하고 능력있는 분들이니 시대 흐름에 맞춰 본인들이 변화하면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다. 그게 안 되면 누가 당권을 잡든 어렵다. 관건은 여기 있는 게 아니다. "바뀌셨냐, 바뀌실 거냐." 질문은 그 분들께 해야 한다.

-집권 여당이든 제1야당이든 개헌은 양당 대표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개헌에 대한 소신은 무엇인가.

▲ 헌법질서가 1987년 만들어졌다. 이후 우리나라 정치는 사실상 모든 게 대통령에 의해 좌지우지 됐다. 대통령제 리스크가 너무 크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은 고려시대 이후로 비춰봤을 때 1인에게 이 정도로 권력을 집중시켜본 적이 없다. 조선시대도 그랬다. 너무 많은 권한이 집중 돼 있다. 그 부분을 분명하게 바꿔야 한다. 1987년 체제다. 바꿔야 한다. 하지만 정치권은 항상 레임덕이 오고 비리가 터져 나오려고 할 때 방패막이로 개헌을 활용해왔다.

대통령으로 뽑히고 초창기 힘이 있을 때 개헌을 얘기하면 됐을 거다. 그런데 지금까지 개헌 논의는 그게 아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본인 지지율이 10% 밑으로 떨어졌을 때 개헌을 얘기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기 직전 그를 막아보려 개헌을 얘기했다. 그러다보니 국민이 개헌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거다. 새 대통령이 뽑히면 개헌 얘기부터 해야 한다. 언제까지 대통령 공화국에 살아야 하나.

-개헌 방향성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 가장 중요한 건 권력 분산이다. 우리가 미래로 쉽게 못 나아가는 이유는 옛날같이 강력한 한 명의 리더십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성공하는 모델들을 보면 보통 전문가들에 대한 다양한 리더십이 있다. 분화된 리더십이 문제를 대부분 해결해나가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맞춰 가고 있는 거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잡스를 보면 각 분야마다 전권을 많이 주지 않았나. 마지막 중요한 결정은 본인이 내리면서 책임도 본인이 진다. 지금 우리나라는 백신 문제부터 시작해서 대통령, 청와대 비서실에서 모든 걸 다 쥐고 있지 않나. 이런 리더십을 바꿔야 한다.

-내각제 혹은 이원집정부제 얘기도 나온다. 대통령제 하에선 국무총리 제도가 정합성에 안 맞는 것 아니냔 지적도 있다. 부통령제 등 완벽한 미국식 제도를 채택하자는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나.

▲ 구조적으로 보면 엄청나게 많은 구조들이 있다. 우리나라 역사적 경험도 있고 지금 체제도 헌법에 나와있는대로만 운영되면 여러가지를 해결할 수 있다. 항상 권력을 쥔 사람이 자기 권력을 더 확대시키는 쪽으로 해석해서 문제가 되는 거다. 해석의 여지가 없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

아예 내각제 혹은 이원집정부제, 부통령제로 가는 형태 등 여러가지가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지방자치제의 경우도 한국 구조에 맞는건지 다시한번 고민해봐야 한다. 그런 것들에 대한 논의 방향은 권력의 분정이다. 권력의 전문성 쪽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현 대통령 체제가 통일에 적합한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jool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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