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지역구 주민들에게 고가의 양주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았던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항소심에서 감형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김용하 정총령 조은래 고법판사)는 28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김 의원에 대한 항소심 선고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90만원형을 선고했다.
현행법상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을 경우 의원직이 상실된다. 1심은 김 의원에게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 90만원으로 감형돼, 이대로 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한정 국난극복 위원장이 23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에서 열린 국난극복K-뉴딜위원회 보육TF 당정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2.23 leehs@newspim.com |
재판부는 양주 반 병만 마셨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양주가액이 너무 높게 산정됐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기부행위 액수를 33만여원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기부행위가 금지됐음에도 양주를 제공한 기부행위를 했다"며 "특히 피고인이 출마 예정인 더불어민주당 공천에 관여하고 있거나 유권자 선택에 영향을 미칠 사람들이어서 죄책이 가볍지는 않고 이전에 공직선거법위반으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대체로 재판 절차에서 양주를 제공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고, 양주가액이 크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참석자들에게 경제적 이익이 제공되진 않은 점, 적극적으로 기부행위를 계획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을 고려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형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이런 행위를 하지 않도록 매사 특별히 유의해서 행동하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019년 10월 총선을 앞두고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 운영진 4명을 만나 식사하면서 발렌타인 30년산 양주 등 70만원 상당을 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피고인은 판결에 앞서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을 참작했으나 법은 선거에서 술을 활용하는 행위를 특별히 경계한다"며 "법에 구태여 '주류는 제외한다'고 반복해서 표시하는 것은 술로 인해 선거가 혼탁해지는 이른바 '막걸리 선거' 등 부패를 경계하는 의미이고 양주는 매우 고가의 특별한 물품"이라며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김 의원은 선고가 끝난 뒤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더 심기일전해서 남양주 발전을 위해 개전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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