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검찰총장에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을 지명하면서 발탁 배경이 관심이다. 최종 후보군 4인 중 조남관(56·24기)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함께 유력 후보로 꼽힌 만큼 '이변은 없었다'는 평가다. 정부 입장에선 핵심 공약인 검찰개혁을 이행하고, 임기 말 정권에 부담스러운 수사에 따른 마찰을 줄이는 적임자로 김 전 차관을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3일 "(김 전 차관이) 검찰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주요 사건을 엄정히 처리했다"며 "아울러 국민 인권보호와 검찰개혁에도 앞장섰다"고 발탁배경을 설명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또한 차기 총장 후보자 제청을 앞두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가 대단히 높다. 검찰의 탈 정치화는 문 대통령이 적어도 2003년부터 20년 가까운 신념이라고 알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방점을 뒀다는 얘기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2019.12.30 alwaysame@newspim.com |
또한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로 분류되며 유력 후보였던 이성윤(59·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후보군에서 탈락한 만큼 김오수 전 차관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는 평가다.
김 전 차관은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장관을 내리 보좌해 현 정부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현 정부가 들어선 2017년 이래 요직이 공석일 때마다 하마평에 오를 정도로 정권과 각별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2018년과 올해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거론됐고, 2019년엔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총장 후보 4명에 포함되기도 했다. 지난해엔 청와대가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하는 등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다.
다만 차관 재직 때 법무부와 대검 사이의 갈등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하고 정부 편에 섰다는 내부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조국 전 장관 수사 때는 대검 측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제안해 후배들의 반발을 샀다. 최근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으로 서면조사도 받았다.
검찰 내부의 신망에선 조남관 직무대행에 뒤지지만 검찰개혁을 추진하고 그동안 지속된 청와대·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전 차관이 검찰총장 후보군 중 유일한 이성윤 지검장의 선배라는 점도 인선 배경으로 꼽힌다. 통상 본인보다 기수가 같거나 낮은 후배가 더 높은 보직으로 승진하면 배려를 위해 퇴직하는 것이 검찰의 관례다. 조남관 직무대행이 검찰총장에 지명될 경우 이 지검장은 옷을 벗을 것이란 관측이 높았다.
정부 입장에선 정권 말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청와대발 기획사정 의혹 등 정권에 부담스러운 수사 혹은 공판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장에 믿을 만한 후임자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김 전 차관이 후보자가 되면서 이 문제도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인다.
서초동의 한 법조계 인사는 "이 지검장이 일선 정권 수사를 맡고, 김 전 차관이 전체 검찰 수사를 관장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동시에 문무일(사법연수원 18기) 전 검찰총장 후임으로 윤석열(사법연수원 23기) 전 검찰총장이 전격 발탁되면서 기수가 다섯 계단 건너뛴 부분도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는 명분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후보자의 사법연수원 기수가 전임 윤석열 전 총장보다 높은 데 대해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18기 문무일 전 총장에서 23기 윤석열 전 총장으로 갔던 게 파격적이었다"고 밝혔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