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초·중·고등학교에 이어 유치원에도 무상급식을 '빠르게'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10여년 만에 '학교 무상급식' 체계가 완성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오 시장은 무상급식 시행에 앞서 정확한 급식단가의 산출, 지원 재정부담 산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향후 교육당국과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어린이집에 대한 역차별 우려까지 지적하고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 2021.05.03 mironj19@newspim.com |
오 시장은 4일 국무회의 발언 관련 브리핑에서 "무상급식을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급식단가의 산출과 지정 재정부담 산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일단 오 시장이 무상급식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내년에는 유치원에서도 무상급식을 실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 학교 무상급식은 2011년 공립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된 이후 단계적으로 추진돼 왔다.
2012년에는 공립초 전체와 중학교 1학년, 2013년에는 중학교 2학년, 2014년에는 공립초와 중학교 전체 학년으로 무상급식을 확대·실시했다. 고교 무상급식은 2019년 2학기 고3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단계적으로 실시돼 왔다. 유치원 무상급식 논의가 마무리 되면 내년에는 11년 만에 무상급식이 전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은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을 적극 환영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서울시교육청은 "친환경 무상급식은 그동안 보편적 복지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급식의 질을 높이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상급식을 체계화하고 완성하기 위해 유치원 무상급식을 최우선 의제로 삼고 지난 2월부터 유아 1인당 적정 급식비에 대한 정책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유치원이 학교급식법 적용 대상이 되면서 유치원 급식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유치원 무상급식 도입에 따른 서울시교육청, 서울시, 자치구의 예산 분담 비율 조정은 숙제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초·중·고교 무상급식 예산은 서울시교육청, 서울시, 자치구가 각각 5대 3대 2의 비율로 각각 분담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 오 시장은 "선례에 비춰 비슷한 비율로 갈 것이지만, 시의회와 구체적으로 정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문제는 무상급식 관련 인건비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교 무상급식 관련 인건비는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 자치구가 각각 분담해 부담하고 있지만, 초·중 인건비는 서울시교육청이 50% 이상을 분담하고 있어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 오 시장이 보건복지부 산하의 어린이집 무상급식과의 형평성을 지적하면서 유치원과 어떤 형식으로 조정할지 여부에 대한 과제도 남겼다.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돼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올해 유치원 친환경 무상급식이 도입되면 10년 만에 서울 유‧초‧중‧고 무상급식이 완성된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번 유치원 무상급식을 계기로 서울시·서울시교육청 교육 협력 사업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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