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텔레그램 '박사방'에 공유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주빈(26)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4일 서울고법 형사9부(문광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주빈 일당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조주빈에게 원심에서 구형한 대로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4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과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 1억800만여원의 추징도 내려달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n번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유포한 핵심 운영자 조주빈. 2020.03.25 leehs@newspim.com |
검찰은 "피고인은 박사방이라는 집단을 만들고 스스로 필요한 성 착취물을 브랜드화라는 표현처럼 범죄 수익 창출의 목적으로 해 조직적·계획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상 피해자들은 아직도 성 착취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으며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인은 원심과 항소심 과정에서 범행 일부를 부인하는 등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법정에서 범행을 축소하거나 회피하는 것에 급급할 뿐 고통받는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어린 반성을 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조주빈은 최후진술에서 "상처를 안은 채 오늘을 살고 있을 피해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피해자들이 숨어야 할 이유도 후회해야 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라며 "모든 과정과 결과는 전적인 저의 책임이고 제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스스로 몰락해 현재에 이르렀고 책임을 져야 할 시간을 맞이했다"며 "제가 악인의 전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성의 전례로 거듭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울먹였다.
조주빈 측 변호인은 "원심은 다른 흉악범죄에 비춰볼 때 전례가 없는 높은 형을 선고했고 원심 형은 사실상 사회와 격리돼 교화의 목적을 배제한 것"이라며 "피고인의 성장과정과 가족환경, 범행동기 등을 모두 고려해 교화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 이에 맞는 적절한 형량을 내려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검찰은 조주빈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 거제시청 소속 공무원 천모(30) 씨와 전 사회복무요원(공익요원) 강모(25) 씨에게 징역 17년과 징역 16년을 각 구형했다. 또 '블루99' 임모(35) 씨에게는 징역 13년, '오뎅' 장모(42) 씨에게는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미성년자인 '태평양' 이모(17) 군에게는 1심에서 선고된 형인 징역 장기 10년, 단기 5년을 구형했다.
앞서 조주빈은 지난해 11월 범죄단체조직 혐의와 성범죄 사건 등으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또 지난 2월에는 범죄수익을 가상화폐로 은닉한 혐의 등으로 징역 5년을 추가 선고받았다.
조주빈 일당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은 내달 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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