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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지재권 면제 논의…'토종 백신' 개발 영향 줄까

기사등록 : 2021-05-0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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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공개 범위 따라 R&D 기업 백신 개발 의지 꺾일 수도"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지적재산권 면제를 지지하기로 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백신 개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지적재산권이 면제되면 여러 제약사가 백신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수급 문제가 해결되면서 토종 백신 개발에는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백신 분주작업을 하고 있다. 2021.05.03 mironj19@newspim.com

◆ 미국,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면제 검토…업계 "정보 공개 범위 따라 개발 의지 꺾일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를 포함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신의 지재권을 면제하면 특허료를 지불하지 않고 전 세계 제약사가 백신의 복제약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백신 수급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지재권 면제는 백신이 부족한 국가들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 꼽혀왔다.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노바백스의 백신은 전통적인 방식의 백신이라 지재권이 면제되면 생산 캐파가 충분한 시설만 있으면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다. 미국이 지재권을 면제하게 되면 화이자, 모더나 등이 대상에 해당된다. 이 회사들은 최초로 mRNA(메신저리보핵산) 방식의 백신을 개발해냈기 때문에 지재권이 면제되더라도 제약사들이 기술이전을 받고 생산라인을 신설해야 생산이 가능해진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지재권이 면제될 경우 개별 기업이 백신과 관련해 공개하는 정보 범위에 따라 자체 백신 개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백신 개발 업체들이 시설이나 개발 기술 등을 전부 공개하지 않는 경우에는 다른 제약사들이 단기간에 복제약을 내놓기가 어렵다. 생산과 관련해 중요한 정보까지 공개해 경우에는 연구개발(R&D) 전문 기업은 개발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지재권 면제 관련) 진행된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생산을 할 수 있게 되면 연구개발(R&D) 회사들은 개발중인 백신의 시장성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백신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 이미 백신을 개발한 기업들 외에 추격하는 기업들, R&D 전문기업들은 개발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백신을 보유한 제약사들이 기술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는 범위가 좁다면 영향은 미미할 수 있다"며 "화이자나 모더나가 다른 제약사들에 생산 기술 등을 공개하려면 이에 상응하는 지원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재권 면제가 쉽게 결정될 사안은 아니다"고 했다.

◆ 변이 바이러스 집중해 경쟁력↑…'백신 주권' 갖기 위해 개발해야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중인 업체들은 아직 임상 1·2상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 하반기 3상에 진입하는 업체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정부는 (백신 개발을) 성공할 때까지 끝까지 지원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국내에서 백신의 개발에 성공하는 업체가 나올 때까지 지원을 하고 있다"며 "일부 기업이 좀 빠르면 하반기부터는 임상 3상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중인 국내 업체는 SK바이오사이언스, 유바이오로직스,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등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는 합성항원 방식,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DNA 백신, 셀리드는 바이러스 전달체(벡터) 백신에 대해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중인 합성항원 백신은 노바백스의 백신과 같은 방식이다.

합성항원 백신은 자궁경부암, B형간염 등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는 전통적인 제조 방식인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 일부를 면역증강제와 섞어 유전자 재조합기술로 합성해 백신을 만든다.

유바이오로직스는 1·2상을 승인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개 물질을 개발중인데 GBP510의 1·2상을 진행중이고 NBP2001은 1상을 마쳤다.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DNA 백신을 개발중이다. DNA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해 항원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인체에 주입한다.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임상 1·2a상을 진행중이다.

셀리드가 개발중인 바이러스 전달체(벡터) 방식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과 동일한 방식이다. 바이러스전달체 백신은 인체해 무해한 바이러스를 전달체(벡터)로 운반해 체내에서 항원 단백질을 생성하고 면역을 높인다. 셀리드는 현재 임상 2상을 진행중이다.

업계에서는 임상시험에서 진척을 보이고 있는 데다가 변이 바이러스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개발을 진행하면 오히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시장이 줄어들 수는 있어도 당분간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강점이 있다면 개발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신 주권'을 갖기 위해서라도 국내 업체들이 끝까지 개발을 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재권이 면제된다면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의 의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이 백신을 개발해내 백신 주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allzer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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