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가 딜레마에 빠졌다. 철광석 값 폭등에 따른 원가 인상분을 철강재에 모두 반영하자니 조선사, 완성차 등 수요 산업에 부담을 주게 되고, 인상하지 않으면 자사의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전일 기준 톤(t)당 237.5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0달러/t과 비교하면 263% 치솟은 것이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5월부터 지속적으로 오르다가 이달 초 200달러/t를 넘어서며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역대 최저치인 2015년 12월의 38.30달러/t 대비 무려 6배 뛰었다.
철광석 가격 폭등에 포스코는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3사와 지난달 선박용 후판 가격을 약 10만원/t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이와 별도로 최근 후판 유통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70% 증가한 110만원/t으로 올랐다.
문제는 철광석 값이 더 오를 경우 철강사 입장에서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철광석 공급 보다 수요가 많아 수급이 불안정해진 면도 가격 인상의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수요 산업 입장에선 철강재 등 원가 상승에 따라 원가 비중이 높아져 수출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용광로 작업시설 [사진= 뉴스핌 DB] |
전 세계적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철강재 수요가 늘어났다. 단적으로, 자동차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이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가전제품 등 소비도 매우 활발하다. 자동차 강판, 가전용 철강재 등 가격도 오르고 있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철광석 가격 인상분을 제품가에 반영하지 못해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며 "올해 선박용 후판 가격 인상폭은 조선사와 고통 분담 자원에서 원료가 상승분을 최소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 산업 증가 덕에 철강사는 주요 철강재에 대한 생산을 최대 규모로 하고 있다. 때문에 추가 생산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포스코를 비롯해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등은 주요 공장을 '풀 케파'로 가동하고 있다. 현재 철광석 값 증가 추세라면 하반기 들어 조선3사와 가격 협상을 추가로 해야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철강 자재비에 더욱 민감한 중소·영세 철강 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철강사 입장에선 그렇다고 자재비 가격을 깍아줘야 하는지 등 손해를 보면서까지 사업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원론적인 걱정도 나온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이 국내 철강 시장 수급 안정화를 위해 내수 공급량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수급난 및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유통 시장에서 중소업체에 원할히 철강재가 공급될 수 있도록 유통시장 모니터링 및 커뮤니케이션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유통 시장의 철강재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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