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주가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장외주식시장(K-OTC)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공모주 청약에서 역대급 증거금을 끌어 모으며 새 기록을 썼던 SKIET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장외주식에 대한 투심이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K-OTC의 하루 거래대금은 43억580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SKIET의 공모주 대박 기대감이 고조됐던 지난 3일 142억8345만원에 비해 69.4%(99억2453만원) 내려간 수치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상장 후 주가 흐름 [캡쳐=네이버증권] |
K-OTC의 하루 거래대금은 지난달 28일 100억원 수준으로 올라선 뒤 지난 4일까지 100억~140억원 안팎을 오갔다. 하지만 거래대금이 45억원 밑까지 떨어진 건 지난달 21일(39억원) 이후 처음이다.
K-OTC 시장 위축은 최소 '따상(공모가 대비 2배 시초가 형성후 상한가 직행)'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SKIET가 기폭제가 됐다. SKIET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면서 공모주 거품론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은 '따상상'을 기록하는 등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고 이로 인해 SKIET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모주 불패신화'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하지만 SKIET는 상장 첫날인 지난 11일 공모가의 2배인 21만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했으나 장 초반부터 매물이 쏟아지며 시초가 대비 26.43% 떨어진 15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둘째 날에는 장 초반 3% 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반락하며 14만7500원(-4.53%)의 종가를 기록했다. 지난 14일에는 14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는 등 꾸준히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모주 거품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기업의 펀더멘털에 따른 적정 공모가가 책정된 것이 아니라 '공모주 대박'을 노린 투심이 반영되면서 고평가 됐다는 설명이다. 증권사들도 SKIET의 실적 전망에 대한 리포트는 내놓고 있지만 아직 목표 주가는 선뜻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SKIET의 따상 실패로 장외시장이 주춤할 수는 있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IPO 대어들은 대부분 상장 이후 주가가 급속히 올랐고 이후 완만하게 적정 주가를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SKIET의 따상 실패를 두고 거품 논란이 일고 있지만 단 한 개의 사례로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IPO 대어들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에 따상에 대한 실망감이 컸을 뿐, 공모주 인기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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