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삼성물산이 수주한 약 6500억원 규모의 알제리 ′모스타가넴 복합화력발전소′ 공사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다.
수주 당시에는 공사가 지난 2017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발주처 사유로 공사 중단, 계약 연장이 반복된 결과 계약 종료일이 2025년 12월로 8년 넘게 미뤄졌다. 준공 시기가 미뤄지면서 시공사가 지체보상금을 일부 떠안을지도 주목된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알제리 모스타가넴 복합화력 프로젝트 계약 종료일을 오는 2025년 12월 8일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당초 계약 종료일(공사 종료일)은 지난 4월 7일이었다. 발주처는 알제리 전력생산공사(SOCIETE ALGERIENNE DE PRODUCTION DE L'ELECTRICITE)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5.17 sungsoo@newspim.com |
계약이 시작된 시점은 지난 2014년 2월이다. 당시 삼성물산은 알제리 모스타가넴에 1450MW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를 단독 수주했다. 계약금액은 약 5억8900만달러(약 6500억원), 당시 계약 종료일(공사 종료일)은 2017년 8월 4일이었다.
삼성물산은 이 프로젝트 수주에 대해 "도로, 철도, 발전플랜트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는 알제리 시장에 우리 회사가 처음으로 진출한 것"이라며 "대규모 발전 플랜트를 단독 수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현재 공사는 절반 정도만 진행됐다. 삼성물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공사 진행률은 55.7%로 1년 전(41.7%)보다 14%포인트(p) 올랐다. 국제유가 하락, 코로나19 확산 등 발주처 사정으로 공사가 중단되고 계약기간도 수차례 늘어났기 때문이다.
알제리 전력생산공사는 지난 2016년 8월 삼성물산에 공사 중단을 요청했다. 저유가로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이 직접적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 2014년 100달러를 웃돌던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지난 2016년 1월 4일 29달러까지 떨어졌다.
산유국 알제리는 전체 수출액의 90% 이상, 정부 재정수입의 약 50%를 석유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유가 수준에 따라 국가 경제여건이 크게 좌우되는 구조다. 특히 발주처가 시공사에 공문을 보내 공사 중단을 공식적으로 통보한 만큼 향후 사업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발주처와 공사 재개에 대해 꾸준히 협의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한 달이 지난 2016년 9월 다시 발주처로부터 공사 재개 공문을 받았다.
1년이 지나 계약 종료일(2017년 8월 4일)이 다가오자 삼성물산은 모스타가넴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의 계약 종료일을 2021년 4월 7일로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다만 공사비 증액은 없었다. 삼성물산이 추가 비용 문제를 놓고 발주처와 수차례 대화를 나눴지만, 발주처에서 삼성물산이 부담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약속한 계약종료일이 다가와도 공사는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알제리 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알제리는 작년 2월 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후 7~8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600명을 넘어서며 급속도로 확산됐다.
다른 건설사도 알제리에서 코로나 악재로 공기 지연을 겪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작년 2~3분기 알제리 발전사업 현장 셧다운(폐쇄)으로 공기가 늘어나 추가원가 600억원을 반영했다. 다만 작년 9월 중순부터는 코로나가 점차 안정세를 보였다.
삼성물산은 발주처와 계약 종료일 연장에 대해 다시 협의를 진행했고, 오는 2025년 12월 8일로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에도 계약금액은 늘어나지 않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알제리 발주처 공정에서 공사 지연이 발생해 그간 공사기간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최근 확정됐다"며 "우리 회사가 아닌 발주처 책임이었던 만큼 추후 간접비를 제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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