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김태진 기자 = 부모에 대한 원망과 복수심에 불특정 다수인을 살해하겠다 마음 먹은 후 길 가던 고등학생을 흉기로 찌른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백승엽)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33) 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8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22일 오후 1시 35분께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 인근을 걸어가던 B(18) 군을 발견하고 살해하려 뒤쫓아가 흉기로 옆구리 등을 총 4회 찌른 혐의로 기소됐다.
대전법원종합청사 전경 [뉴스핌=DB] |
B군은 6주간에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었다.
A씨는 어릴 적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냉대와 무시를 당했다며 부모와 세상에 대한 불만을 품은 뒤 사람을 살해하고, 목숨을 끊겠다는 생각을 갖고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과거 정신질환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던 중 스스로의 판단 하에 만연히 치료를 중단해 심신미약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선처를 바랐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고등학교 시절 부모님의 기대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조울증 등이 생겼고 이로 인해 심신미약의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은 개인의 자율성과 능력보다는 성적에 따라 줄만 세우려는 비인간적인 우리 교육 현실의 희생양일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피고인은 범행 후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가 체포됐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 등 원심의 형이 피고인의 죄책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해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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