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하나금융그룹이 은행장 추천 규정에서 '복수' 추천 표현을 다시 삭제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최고경영자 후보자 추천 절차를 규정한 지배구조 내부규범 제36조를 변경했다.
우선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주회사의 그룹임원후보추천위에서 추천한 복수의 대표이사 은행장 후보자에 대해 주주총회에 추천할 수 있다'는 기존 규정에서 '복수'라는 표현이 빠졌다. 이는 3년 전 금융감독당국의 은행장 추천 절차 관련 권고로 인한 규정변경 이전과 동일한 표현이다. 당시 당국은 은행 임추위가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 독립적 위치에서 복수의 은행장을 검토할 수 있는 평가기준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아울러 '경영승계절차가 개시되면 임원후보추천위는 후보자의 자격기준 및 자질과 역량을 검토하기 위한 평가기준과 절차를 정한다'는 하위 조항이 새롭게 추가됐다.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사진=하나금융그룹] |
일각에서는 이번 내부규범 변경에 따라 지주사가 단수로 은행장 후보자를 추천할 경우 지주회사의 의지대로 은행장이 선임될 가능성이 기존보다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나은행은 그러나 그룹 내 다른 관계사들과 일관성을 맞추는 차원에서 '복수' 표현을 삭제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복수 추천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있다는 취지다.
하나은행 측은 "그룹 내 관계사 가운데서도 은행 대표이사 추천 규정에만 유일하게 복수라는 문구가 있어 일관성을 위해 복수라는 단어를 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적인 세부조항 마련으로 감독기관의 실효성 있는 평가기준 요구도 충족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나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그룹 감사인 양동훈 위원장을 비롯해 허윤·이정원 사외이사, 김정태 회장 등 4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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