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해 11월 택시기사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경찰청에는 관련 보고가 없었다고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이 밝혔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남구준 국수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파악하기로는 (경찰청에) 보고가 안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서초경찰서 생활안전계 직원과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계 실무자 간 통보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정식 라인이나 수사 라인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번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 차관이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 하나라는 사실을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경찰서는 이 차관이 유력 인사라는 사실을 파악한 후 상급기관인 서울경찰청에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 이런 정황은 이번 사건 부실 수사 의혹을 조사하는 서울경찰청 청문·수사합동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드러났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 1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01.26 yooksa@newspim.com |
남 본부장은 "서울경찰청 생안까지만 실무자 간 정도만 확인된 것이고 수사상으로 본청 생안계로 보고된 것은 전혀 없다"고 거듭 설명했다.
이어 서초서장이나 서초서 형사과장, 형사과장 등의 허위보고 및 이에 따른 징계와 관련해 남 본부장은 "아직 수사가 마무리 안됐다"며 "수사 마무리되면 그 부분에 대한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차관은 변호사 시절인 지난해 11월 6일 서울 서초구 자택 앞 도로에서 택시기사 멱살을 잡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폭행 사건 이후 택시기사에게 연락해 합의를 시도하며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초경찰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내사 종결했다. 이후 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자 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서울경찰청은 진상조사단을 꾸려 봐주기 의혹 진상 파악에 나섰다.
이번 사건으로 검찰과 경찰 수사를 받아오던 이 차관은 지난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 차관은 지난 30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증거인멸교사 혐의 등으로 소환, 약 19시간 조사를 받은 후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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