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충진·포장을 맡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원액(DS)까지 생산할 전망이다. 향후 원액생산을 위한 기술이전을 완료하면 백신 생산부터 포장까지 전(全) 주기 생산체계를 갖추게 된다.
2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의 제1~3공장에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원료를 생산하는 설비를 증설한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내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에 맞춰 증설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사진=뉴스핌DB]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3일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COVID-19 mRNA 백신(mRNA-1273)'에 대한 완제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3분기부터 원액을 완제 충전하는 방식으로 백신을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백신 수억 회 분량은 미국 이외 세계시장으로 공급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백신 완제의약품 수주에 이어 원료의약품 생산 라인까지 증설하면서 mRNA 백신 생산의 전 과정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가 직접적으로 체내에 주입되지 않아 기존 백신보다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신을 만들 때도 바이러스 항원 배양 시간이 들지 않아 만들기가 쉽고 시간이 절약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mRNA는 온도 등 주변 환경에 민감해 mRNA를 보호하는 지질 나노 입자(LNP) 기술 등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에선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인 에스티팜이 자체 LNP 플랫폼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고 코로나19 백신 용도로 제네반트사의 LNP 플랫폼 기술도 도입했으나 아직 대량생산한 경험은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mRNA 백신 원료의약품을 생산하게 되면 관련 기술을 이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의 기술이전 협상이 원료 생산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완제의약품과 원료의약품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위탁생산 업체라면 비용과 시간 절감 등의 측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원료의약품 생산은 자체 공장과 스위스 론자가 담당하고 있다. 완제의약품 생산은 미국 캐털란트, 스페인 로비, 프랑스 레시팜 등이 맡고 있다. 향후 전 세계에 백신 공급이 본격화되면 아시아 지역에도 백신 생산 기지가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이동 시간, 운송비, 콜드체인(저온유통) 등 까다로운 조건, 원료의약품이 오염될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가 있다"며 "한 곳에서 원료와 완제까지 한다면 속도나 비용 등이 모두 단축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모더나 외에 독일의 큐어백 백신 생산도 거론된다. mRNA 백신은 모더나와 미국 화이자가 상용화했고, 큐어백은 임상시험 3상을 진행 중이다. 큐어백은 모더나와 마찬가지로 자체 생산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백신의 일정량은 국내에도 수급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백신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은영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백신도입사무국장은 지난달 23일 "국내의 안정적인 공급과 유통 효율성적인 측면에서 국내에서 생산분이 국내에 공급될 수 있도록 공급사와 저희가 협의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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