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타인의 주거에 침입해 강제추행을 하려고 하다 미수에 그치고 상해를 입힌 자를 최대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한 성폭력처벌법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주거침입강제추행치상죄와 관련해 제기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제8조 제1항 부분 위헌소원 사건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2021.01.28 yooksa@newspim.com |
성폭력처벌법 제8조 제1항은 타인의 주거에 침입해 강제추행죄를 범하고자 했지만 미수에 그쳐 다른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자를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형법상 주거침입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하도록 규정한다.
헌재는 "입법자는 중대한 법익 침해자를 단순히 형법상 주거침입죄와 강제추행치상죄의 경합범으로 처벌해서는 범죄를 예방하기 미흡하다고 보고 결합범으로서 더 무겁게 처벌함으로써 범행 행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자 했다"며 "특별형법인 성폭력처벌법에 '주거침입강제추행치상죄'라는 새로운 범죄 구성요건을 별도로 신설한 것으로 바람직한 입법조치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죄질, 행위자의 책임 정도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할 때 입법자가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보다 무거운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비교적 중한 법정형을 정한 것에는 나름대로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또 "주거침입강제추행치상죄와 주거침입강간치상죄, 야간주거침입절도강간치상죄, 특수절도강간치상죄, 강간치사죄 등과 비교하면 각각의 범죄 자체가 갖는 매우 높은 불법성 때문에 상호 간 불법성 차이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교 대상인 각 범죄행위의 죄질이 무거워질수록 범죄 상호 간 죄질의 상대적 차이는 줄어든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재에 따르면 청구인 A씨는 지난 2018년 3월 9일경 건물에 침입해 피해자를 강제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고 법원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심 재판 중 주거침입죄를 범한 자가 강제추행 미수에 그치고 상대를 상해에 이르게 한 때 처벌하도록 한 성폭력범죄 특례법 관련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이에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A씨는 "강간에 비해 경미한 강제추행 미수에 그쳤고, 가벼한 상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일률적으로 10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죄질이 더 무거운 주거침입강간치상죄, 야간주거침입절도강간치상죄 등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며 "범행 결과가 훨씬 중대한 특수 또는 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치사죄와도 동일하게 규정해 형벌체계상 균형성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헌재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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