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준석 후보가 3일 보수 정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보수 정당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TK에서 탄핵을 꺼내든 이유는 보수 개혁을 강조하면서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이자, 박 전 대통령의 탄핵 판결을 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끌어들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후보. 2021.05.31 photo@newspim.com |
이 후보는 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 TK 합동연설회에서 "저를 영입한 박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 박 전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서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 후보는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 국정농단에 이르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을 비판하고, 통치불능 사태에 빠졌기 때문에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물론 그 뒤에 이어진 형사재판에서 '공동지갑론', '경제적 공동체론'이라는 것이 적용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삼형제나 이명박 전 대통령 형의 건과 달리 대통령에게 형사적 책임이 이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그러나 대법원 판결까지 치열하게 법리를 다툰 사안이기에 그 판단을 존중한다. 오직 그 엄격해진 법리가 문재인 정부와 그 뒤를 따라는 인사들에게도 적용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상원의원 시절, 그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찬성과 반대로 얼룩져 있던 때 미국 사회에 신선한 관점을 제공했다"며 "'이라크 전쟁에 찬성하는 사람도 애국자요, 반재하는 사람도 애국자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당권주자들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통합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두 글자를 계속 외친다고 통합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며 "우리는 '여러분은 다른 생각과 공존할 자신감이 있나'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탄핵에 관한 이야기를 굳이 꺼내 든 이유는 세상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저의 생각을 대구·경북이 품어주실 수 있다면 우리 사이에서는 다시는 배신과 복수라는 단어가 통용되지 않을 것이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거나 문재인 정부의 부패와 당당히 맞섰던 검사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고, 더 큰 덩어리에 합류해 문재인 정부에 맞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당대표로 당선될 경우 임기 중 공정인 영역에서는 사면론을 꺼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사면은 문재인 대통령이 본인의 판단에 따라 결정하실 분이고, 저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공격의 빌미를 줄 생각이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의 고마움은 다른 방식으로 갚겠다. 당대표직을 맡겨주신다면 박 전 대통령이 이준석을 영입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는 평가를 받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리 당의 대선 경선에 참여할 많은 주자의 생각을 인정하고, 그들을 과거 속에 묶어두지 말아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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