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이 코 앞으로 다가오자 인수 후보자들이 '동맹'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신세계와 네이버가 연합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다른 업체들의 셈법도 복잡해진 영향이다.
SK텔레콤(SKT)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손을 잡을지도 유통 업계의 관심을 모은다. 명분도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5조원으로 높기 때문에 자금 부담을 덜고 경영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두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유력한 인수후보로 부상하게 된다. 이번 인수전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베이 로고 [사진=업체 홈페이지] |
◆SKT-MBK, 신세계-네이버에 맞서 동맹 결성할까
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일 본입찰을 앞두고 SKT와 MBK파트너스가 힘을 합쳐 인수전에 뛰어들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3월 진행된 예비입찰 당시 SKT와 MBK파트너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 일각에서 나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자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상태였다.
다만 두 회사의 동맹설이 최근 다시 주목받는 것은 신세계와 네이버의 연합 가능성이 대두되면서다. 신세계는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최대주주, 네이버가 2대 주주로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부족한 자금력도 보완할 수 있고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경험을 토대로 인수 전략을 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 왼쪽),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사진=각사] 2021.01.28 nrd8120@newspim.com |
SKT와 MBK도 이베이 인수를 통해 온라인 쇼핑사업 확장이 절실하다. SKT는 11번가가 오랜 업력에도 급성장하는 온라인 쇼핑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이 시급하다.
MBK도 마찬가지다. MBK는 홈플러스 실적 부양이 필요하다. 수년간 오프라인 불황에 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이 악화된 실정이다. 온라인 사업 확장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미미하다.
인수 전략 측면에서도 SKT와 MBK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SKT가 우선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실탄 확보다. 올 1분기 SKT의 현금 창출력(현금및 현금성자산)은 2조원에 못미치는 1조2313억원이다. 이베이 측이 제시한 예상 매각가격 5조원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다만 자금 동원력이 충분한 MBK와 손을 잡으면 인수자금 마련 문제는 해결이 가능하다. MBK는 6조원 이상의 자금 동원이 가능하다. 지난해말 기준 MBK의 현금 동원력은 6조7500원이다.
MBK도 13년의 업력을 지닌 오픈마켓 11번가의 운영 노하우를 갖는 SKT와 손을 잡는 것도 이득이다. MBK는 오프라인 매장 기반인 홈플러스 최대주주로, 온라인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경험이 부족하다. SKT에 온라인 사업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온라인 사업과의 시너지도 노려볼 만하다. SKT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네이버,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11번가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6% 정도다. 이베이코리아(12%)를 품으면 단숨에 18%로 수직 상승해 업계 1위인 네이버의 대항마로 등극하게 된다. MBK도 홈플러스의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기틀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지난해 이커머스 거래액과 점유율. 2021.03.11 nrd8120@newspim.com |
◆양사 모두 동맹설 부인... SKT·MBK, 높은 매각가에 인수 의지 꺾였나
하지만 양사는 동맹설을 부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컨소시엄 구성 가능SK은 낮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T가 예비입찰 전 MBK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을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두 회사가 컨소시엄 구성 논의한다는 것이 기사화되기도 했지만 MBK 측과 직접적으로 논의를 한 건 아닌 것으로 안다. 이미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것만 봐도 동맹 결성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다만 여전히 동맹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본입찰에 따로 참여하더라도 현장 실사 과정에서 한 쪽이라도 인수 의지가 강하다면 다시 컨소시엄을 제안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SKT의 인수 의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예비입찰 당시 다른 인수 후보와는 달리 자문사를 선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수 완주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5조원이라는 높은 매각가가 부담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경영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에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서울=뉴스핌] 2021.01.26 hrgu90@newspim.com |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쿠팡과 네이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5조원을 투자했을 때 기대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미 오픈마켓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된 레드오션으로 평가받는다.
때문에 시장에선 이베이코리아의 적정가를 3조원으로 평가한다. 시장 평가액보다 높은 매각가로 인해 본입찰 때 적격후보자명단(숏리스트)에 포함된 업체들도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흥행이 실패하면 불안한 건 이베이 측이다. 이럴 경우 매각가는 현저히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롯데, 신세계, SKT, MBK 등 4곳 모두 7일 본입찰 때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높은 매각가로 인해 업체들이 망설이고 있다. 시장에선 이베이코리아의 적정가로 3조원으로 보고 있다. 이번 딜은 이베이코리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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