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공군 남성 부사관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했다가 뇌사 상태에 빠진 뒤 7일 만에 돌연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첫번째 사례다.
4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경남 김해 모공군부대 소속 A 상사는 지난달 24일 AZ 백신을 접종 받았다. A 상사는 지난 2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미국 알래스카주 아일슨기지에서 실시되는 다국적 연합 공군훈련, 일명 '레드플래그' 훈련에 참가하는 인원으로, 훈련 참가에 대비해 AZ 백신을 접종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지난 2월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검수하고 있다. 2021.02.25 dlsgur9757@newspim.com |
그런데 백신 접종 후 7일이 지난 지난달 31일 A 상사는 갑작스럽게 사무실에서 쓰러졌다. A 상사는 뇌사 판정을 받았고, 그 이후 사흘 뒤인 지난 3일 사망했다.
A 상사가 평소 기저질환이 있었는지,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통상 백신 접종 후 사망하면 질병관리청 등 방역당국의 역학조사로 인과관계를 밝혀내지만, 유족 측의 요청으로 이런 과정 없이 곧바로 사망 당일 장례절차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오는 5일이 A 상사의 발인이다. 사실상 물리적으로 사망 원인을 조사하거나 밝혀내는 것이 어려워진 셈이다.
군 당국에서도 유족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별다른 역학조사나 사망 경위 등을 추가 조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A 상사가 백신 접종 이후 뇌사 상태에 빠진 것과 관련, 아직까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A 상사는 미국에서 열리는 다국적 연합 공군훈련의 한국측 참가자에 포함될 정도로 건강했다. A 상사가 백신 접종을 맞고 나서 갑작스럽게 뇌사에 빠진 이유에 대해 군 당국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예컨대 시기적으로 백신 접종 이후 뇌사에 빠져 사망한 만큼 관련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군 내에서 AZ 백신 접종 이후 뇌사에 빠지거나 사망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을 가볍게 볼 수 없다. 이미 10만명 이상이 접종을 받은 만큼 앞으로도 또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정밀조사를 하는 것이 타당해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군 당국은 지난달 말부터 30세 이상 장병들을 대상으로 AZ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4일 기준으로 총 11만 6838명이 접종을 받았다. 그간 20여명이 이상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모두 경미한 증상이었고 중증 이상반응을 보인 경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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