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성추행 피해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부사관 사건과 관련, "개별사안을 넘어 병영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해 근본적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추가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내부회의에서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대책과 관련, "최근 군 관련 국민의 분노하는 사건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병영문화 개선기구에 민간위원도 참여하라도 덧붙였다.
[성남=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의 추모소를 찾아 헌화 후 묵념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6.06 photo@newspim.com |
문 대통령은 "장교는 장교 역할이 있고 부사관은 부사관 역할이 있고 사병은 사병 역할이 있다"며 "역할로 구분해야 하는데 신분처럼 인식되는 점이 있고 거기서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 모두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문제의 원인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체계를 만들라"며 국회에 군사법원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 요청했다.
박 대변인은 "이 법안은 군 사법의 독립성과 군 장병이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 법안으로 현재 국회 법사위 계류돼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방위에서 정부 발의 법안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 군사법원을 국방부 장관 소속으로 설치하면서 외부 판사도 불러올 수 있다거나 고등 군사법원을 폐지하고 민간 법원이 항소심을 담당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것으로 알다"며 "여야 간 쟁점, 무쟁점인 부분도 있는데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기 때문에 6월 중으로 합의가 가능한 부분까지는 정리해서 통과 시키는 게 목표라고 들었다"고 부연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 2021.06.06 photo@newspim. |
문 대통령은 지난 2일부터 관련 메시지를 계속 내놓으며 명확한 진상규명과 재발책 방지, 제도개선 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2일 "문 대통령도 가슴 아파하고 어제 서욱 국방부 장관, 김부겸 국무총리의 철저한 진상조사 지시도 있어 특별한 지시나 말씀을 하지는 않았다"며 "일어나서는 안 되는, 벌어져서는 안 되는 상황에 대해 인식을 하고 있다"고 공군 부사관 사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첫 반응을 전한 바 있다.
하루가 지난 3일에는 더 구체적인 지시가 나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절망스러웠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피해 신고 이후 부대 내 처리, 상급자와 동료들의 2차 가해, 피해 호소 묵살, 사망 이후 조치 미흡 등에 대해 엄중한 수사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박 대변인은 1시간 뒤 문 대통령의 추가지시사항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문제를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서만 보지 말고,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재차 지시했다. '최고 상급자'까지 거론하며 한층 더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이후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본인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2021년 6월 4일부로 사의를 표명한다"고 사의를 표명했고, 문 대통령은 곧바로 사의를 수용하며 사태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를 통해서도 "최근 군내 부실급식 사례들과, 아직도 일부 남아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군 장병들의 인권뿐 아니라 사기와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식을 마친 뒤 곧바로 경기 성남시에 있는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의 이 중사 추모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중사 부모에게 "얼마나 애통하시냐"는 위로의 말과 함께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이 중사 부친은 "딸의 한을 풀고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요청했고, 이 중사 모친은 "철저하게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부모님의 건강이 많이 상했을 텐데, 건강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함께 추모소를 방문한 서욱 장관에게 "철저한 조사 뿐 아니라 이번 계기로 병영문화가 달라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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