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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배터리 전략' 발표 예고한 정부...업계 "폐배터리 법령 정비 필요"

기사등록 : 2021-06-0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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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시장, 2030년 약 20조원 규모...10배 이상 성장 전망
국내 관련 법령 없어 폐배터리 창고 보관...업계, 정부만 기다리고 있어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정부가 2차전지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K 배터리 전략'을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배터리 업계에서는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 관련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8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다음 달 'K-배터리 전략'을 통해 우리 배터리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배터리 업계에서는 최우선 과제로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을 위한 평가 방법과 안전 기준 마련 등 관련 법과 제도 마련을 꼽았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은 2019년 기준 1조6500억원(15억달러)에서 2030년 약 20조2000억원(181억달러)로 10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요정책 현안에 대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1.06.08 fedor01@newspim.com

더욱이 전기차 배터리의 주기는 10년으로 국내에 전기차가 보급된 지 10년을 넘어서는 올해부터 폐배터리들이 배출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30년에는 10만개에 육박하는 전기차 폐배터리가 배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맞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계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또한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일반기업들도 가세하면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한번 완충으로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와 안전 문제가 민감하기 때문에 배터리의 성능이 초기의 70~80%로 낮춰지면 교체 대상이 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재사용하거나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희귀금속을 추출해 다시 전지의 원재료로 활용하는 등의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분해, 정련, 제련을 통해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소재를 뽑아내서 다시 사용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글로벌 배터리 생산공장을 중심으로 폐배터리가 다시 배터리 원재료가 돼 공급되는 구조를 구축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Li-Cycle)'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LG화학 오창 전기차배터리 공장 생산라인. [사진=LG화학]

SK이노베이션은 리튬이온배터리를 분해해 수산화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했다. 수산화리튬을 추출하고나면 나머지 니켈, 코발트, 망간 회수가 쉬워지고 수율도 높아진다. 삼성SDI는 '배터리 재사용' 전문기업인 국내 피엠그로우에 2019년 지분 투자를 통해 폐배터리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국내에 마땅한 규정이 없어 이들의 손발을 묶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는 관련 규정이 없어 폐배터리를 재활용 또는 재사용하지 못하고 창고에 보관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가격의 40%가 배터리로 배터리 내에 리튬 등 고부가가치 원자재가 많이 들어있고 앞으로 매년 1000개 이상의 폐배터리가 쏟아질 것"이라며 "폐배터리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어 기업들이 밸류체인에 들어가려고 물밑에서 사업을 준비하며 정부의 제도 정비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강국인 중국, 유럽 등의 정책과 비교하며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은 2018년 폐배터리 재활용 시범 사업을 시작해 각 지방마다 배터리 재활용센터를 설립하고 배터리 제조사, 중고차 판매상, 폐기물 회사가 함께 폐배터리 회수, 재활용을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폐배터리 시장이 커질 것에 대비해 수년 전부터 관련 법령, 시스템을 정비했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논의조차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다"면서 "그런동안 국내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갖춘 폐배터리 상당 수 업체들의 지분이 중국으로 넘어갔다"고 꼬집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폐배터리는 산업부와 환경부가 공통으로 속한 사업으로 관련 부서의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며 "융합적 개념으로 미래 일자리, 산업 창출로 보고 폐배터리 시장을 키우기 위한 제도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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