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택배노조가 9일부터 결국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날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합의가 결렬됨에따라 이날 실시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총파업 찬성이 92.3%로 가결되면서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약 2100명이 무기한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 참여 조합원은 전체 6500명의 32%로, 총파업 참여 조합원 규모가 크지 않아 전국적인 '택배대란'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택배노조가 9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 '사회적합의거부 재벌택배사·우정사업본부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2021.06.09 min72@newspim.com |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9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택배사들은 분류작업을 즉시 개선하고, 정부기관인 우정사업본부는 1차 사회적 합의대로 분류비용 소급적용을 해야 한다"며 택배사와 우정사업본부를 규탄했다.
택배노조는 1차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이날 오전 9시부터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권이 있는 조합원 5823명 중 가운데 5310명이 참여했다. 찬성 4901표, 반대 359표, 득표율 92.3%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약 2100명은 무기한 전면 파업을, 쟁의권이 없는 나머지 조합원은 '오전 9시 출근·오전 11시 배송출발' 투쟁을 벌인다. 택배노조 조합원 수는 약 6500명(우체국 2750여명, CJ대한통운 2430여명, 한진 500여명, 롯데글로벌로지스 500여명 등)에 달한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총파업 총력투쟁으로 사회적 합의·단체협약을 완수할때까지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며 "투쟁을 질질 끌지 않고, 특단의 대책을 통해서라도 빠른 시기에 종결짓겠다"고 강조했다.
택배노조는 "택배사와 우정사업본부는 장시간 공짜노동 분류작업에 택배노동자를 내몰아 수십년 동안 막대한 이익을 얻어왔다"며 "과로사 방지대책을 1년 유예하겠다는 것은 그 시간 동안 저단가 택배를 유지해 물량 확보에 치중하고 택배노동자들을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 위험에 방치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합의기구 유관기관인 우정사업본부는 자체 연구용역 결과 없이 수수료를 지급할 수 없다는 논리를 들어 지금까지 분류인력도 투입하지 않고 분류 수수료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문을 가장 모범적으로 수행해야 할 공공기관인 우정사업본부가 오히려 사회적 합의기구 합의 도출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택배노조는 지난 7일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합의를 앞두고 과로사 방지를 위해 전 조합원의 택배 분류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1차 사회적 합의에 따라 출근시간을 2시간 가량 늦춰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개인별 분류된 물품만 사측으로부터 인계받아 배송을 시작한 것이다.
사회적 합의기구는 지난해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가 불거지면서 노사정·국회·소비자단체로 꾸려진 협의체로 지난 1월 1차 합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합의문에는 택배기사 분류작업을 택배사가 책임진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하지만 택배사들이 분류 인력 투입시기를 1년 유예해 달라고 요구했고, 택배노조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며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21명의 택배기사가 과로사했다.
다음 사회적 합의 기구 회의는 이달 15∼16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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