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지난 4월 폭증했던 은행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꺾였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증거금이 대부분 반환된 영향이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5월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24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2014년 1월 2조2000억원 감소한 이후 월 기준으로는 처음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전월이었던 4월말 은행 가계대출은 16조1000억원 늘어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5월 초에 SKIET 공모주 청약증거금이 반환되면서 폭증했던 가계대출이 감소했다.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박성진 차장은 "SKIET 청약 증거금 반환일이 5월 3일이었는데, 그 직후 추정한 반환금은 8조원 내외 정도"라며 "청약 증거금 대출액이 9조원대 초반이었던 걸 감안하면 대부분 상환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 등 기타대출은 5조5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주택거래 및 주식투자 관련 자금수요, 가정의 달 관련 가계지출 증가 등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 폭은 제한적이었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매매 및 전세거래 관련 자금수요가 이어지면서 4조원 증가했다.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은 4월 2조6000억원에서 5월 2조3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를 유지했다. 실제로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이달 9일 조회 기준 4월 5만3000호(전국)로 전달(6만1000호)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아파트 전세거래량도 3월(4만4000호)보다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4월 3만3000호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박 차장은 "4~5월 평균으로 보면 가계대출이 7조3000억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는 여전히 지난해 대비 높은 증가세고,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다음 달에 가계대출은 증가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진=한국은행) |
5월 중 은행 기업대출(원화)은 5조7000억원 늘어난 1017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5월(6조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다만 전월 11조4000억원 증가에 비하면 상당 폭 축소됐다.
대기업 대출은 운전자금 수요 감소,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 전월의 계절적 요인 소멸로 8000억원 줄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6조5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지속됐으나, 증가폭은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축소됐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2조3000억원 늘어났다.
5월 은행 수신은 19조8000억원 큰 폭 증가했다. 전월 7조7000억원 감소했던 것에 비하면 큰 반등이다. 이 가운데 수시입출식예금이 기업의 결제성 자금 확보, 지자체 교부금 유입 등으로 9조2000억원 증가했다. 정기예금은 일부 은행들의 예대율 관리를 위한 예금 유치 등으로 8조6000억원 늘어났다.
자산운용사 수신도 전월(26조1000억원)에 이어 5월에도 21조5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MMF(머니마켓펀드)는 법인 자금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하며 9조2000억원 늘어났다. 채권형펀드 4조5000억원, 주식형펀드 3조1000억원, 기타펀드 3조9000억원 각각 증가폭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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