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의 내년 대선을 이끌 차기 사령탑으로 30대 청년인 이준석 대표가 선출됐다.
내년 대선을 이끌어야 하는 '이준석호'가 출범하며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김종인 상왕론' 또는 '김종인 재등판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가 정치에 입문할 당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특별한 친분이 있었다는 이유로 김 전 위원장이 배후에서 영향력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이 대표 배후에서 영향력을 펼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의 정치적 색깔도 맞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좌)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스핌DB] 2021.06.10 taehun02@newspim.com |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인연은 지난 2011년 한나라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근혜 키즈'로 정계에 입문한 이 대표는 26세 나이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합류했다. 당시 김종인 전 위원장도 비대위에 포함됐다.
이 대표는 당시 방송에서 김 전 위원장을 '영감님'으로 부르며 친근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나를 정치에 입문시켜준 것은 박근혜, 나에게 정치에 대한 기술을 가르쳐준 것은 김종인, 나와 같은 정치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은 유승민"이라는 발언을 자주 하기도 했다.
특히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김 전 위원장이 이 대표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상왕론'이 불거졌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이 후보가 차기 당대표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나경원 후보와 주호영 후보는 이준석 대표를 향해 배후에 김종인 전 위원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상왕론'을 제기했고, 이 당대표는 강하게 거부했다.
전문가들 역시 김종인 상왕설은 가능성이 없다고 전망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 상왕을 받아들일 사람이 아니다. 보통이 아니다"라며 "다만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에 다시 돌아오기는 편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전 위원장은 한나라당 시절부터 이 대표를 만났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며 "이 대표도 여러차례 김 전 위원장에게 정치를 배웠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측근 인사 역시 김 전 위원장이 당분간 국민의힘과 접촉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단정지을 순 없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의 정치 색깔이 맞지 않는 것 같다. 둘의 조합이 썩 좋아 보이진 않는다"라며 "한나라당 비대위원 당시 인연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그 인연만으로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올 것이라는 생각은 아주 단편적"이라고 지적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 역시 김종인 전 위원장의 상왕설을 단호하게 부정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을 확실히 변화시킨 것은 맞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이 배후에서 당을 좌지우지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가 선출된다. 벌써부터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다만 국민의힘이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한 정치평론가는 "김 전 위원장은 (선거에서) 패배한 적이 없다. 일각에서 지난 21대 총선에서 패배한 것 아니냐고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공천 과정에 개입하지 못했다. 본인이 할 수 있는게 없었다"며 "김 전 위원장을 지난 총선을 빼놓고는 모든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힘 입장에선 김 전 위원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의 측근 인사 역시 "김 전 위원장이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절대적으로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가지고 누군가가 김 전 위원장을 모셔가는 것이 핵심"이라며 "김 전 위원장에게 전권을 넘겨줬을 때 들어오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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