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22일 사실상 폐지되는 한미워킹그룹의 대안으로 가칭 '한미국장급정책대화'가 있다며 워킹그룹 폐지는 북한에도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차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워킹그룹의 대안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06.22 kilroy023@newspim.com |
최 차관은 "국장급이라고 하면 (한반도평화교섭본부) 평화(외교기획)단장, 북핵(외교기획)단장이 있고, 이들의 (미국 측) 카운터파트는 부차관보급이다. (대북)특별부대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북정책과 관련한 한미 간 포괄적 조율은 매우 중요하다. 워킹그룹이 사라졌다고 이것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며 "워킹그룹은 곧 (북한에 대한) 제재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의제를 넓혀 포괄적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미 워킹그룹 종료 결정이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한 배려 차원인가'라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질의에는 "당연히 북한에게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몇년간 요구했던 한미워킹그룹 해제를 한미가 받아들인 것이라고 볼 수 있나'라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물음에는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외교부는 이날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시 워킹그룹 운영 관련 논의 여부'와 관련해 "21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시 기존 한미 워킹그룹의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기존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미는 북핵 수석대표 간 협의 이외에도 국장급 협의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 워킹그룹 실무 책임자인 임갑수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정 박 미 대북특별부대표가 이날 만나 향후 워킹그룹 운영 방향 등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다.
'한미 워킹그룹'은 남북경제협력 사업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저촉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태스크포스(TF)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8년 11월 한국 측 제안으로 신설됐다.
이후 남북협력사업 추진 업무를 총괄하는 평화외교기획단장(한국)과 대북특별부대표(미국)를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북한이 워킹그룹 발족 이후 줄곧 '대미 사대주의'라며 적대감을 보여온 데다,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남북대화가 중단되면서 워킹그룹도 사실상 기능을 멈춘 상태였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해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담화를 통해 한미 워킹그룹을 남북관계 '붕괴'의 요소로 지적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당시 담화에서 "북남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상전에 강박하는 '한미실무그룹'이라는 것을 덥석 받아 물고 사사건건 북남관계의 모든 문제를 백악관에 섬겨 바쳐온 것이 오늘의 참혹한 후과로 되돌아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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