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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포럼] 이종석 "김정은, 절대왕조 군주 특성과 기업 CEO 자질 겸비"

기사등록 : 2021-06-2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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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北, 코로나로 심각한 경제위기…과거 회귀"
칼린 전 북한분석관 "미국, 북한 정보 선입견 팽배"
'북한에 대한 이해: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 세션

[제주=뉴스핌] 이영태 기자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6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리더십은 절대 왕조 국가의 군주 특성과 현대 기업 CEO의 자질을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16회 제주포럼 '북한에 대한 이해: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 세션에 참석해 "집권 초기에 비하면 김 위원장의 권력은 상당히 안정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26일 제주도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16회 제주포럼 '북한에 대한 이해: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 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06.26 [사진=제주포럼 유튜브 캡처]

아울러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도 살아남았던 김정일 정권과 비교해도 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정권이라고 판단한다"며 "국가 운영방식도 과거 군사 국가에서 당과 내각이 주도하는 정상국가로 이미 이행됐다. 주민 지지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위기 속에서도 "스탈린주의 중앙집권적 경제로 돌아간 게 아니라 자기가 목표했던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서방이 북한의 개혁정책을 나름대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비핵화 협상에서 일정한 출로가 뚫리는 게 좋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세션에 참석한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김 위원장에 대한 대중적 지지기반이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루디거 프랭크 비엔나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이 시장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진정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 않으며, 과거 중앙집권적 통제로 회귀했다고 반박했다. 프랭크 교수는 김일성대학교 출신으로, 저명한 북한 경제학자로 알려져 있다.

프랭크 교수는 "노동신문과 노동당 대회에서의 김정은 발언을 보면 오히려 사상적 통제와 정치적 통치를 강조하고 있다"며 "그래서 개혁이 작동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비판했다.

또한 북한이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 위기에 직면했다며 "비핵화를 위한 제재가 아닌 실질적인 경제개혁을 유도하기 위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성경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도 코로나가 북한 체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변수라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의 권력과 내부정치환경은 혼란을 겪었다"며 "현재 코로나를 예외적 상황이라고 두고 내부 결집을 강화하고 있는데, 지금의 통치는 오랫동안 계속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눈물을 흘린 건 매우 계산된 움직임"이라며 "결국 인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굉장히 활동을 집중하고 있고 힘쓰고 있는 모습이 두드러진다"고 부연했다.

미국 국무부에서 북한 정보를 분석해온 로버트 칼린 전 정보조사국 동북아국 국장 겸 스팀슨센터 비상임 연구원은 미국이 갖고 있는 북한에 대한 선입견이 정보수집에 큰 장애물로 작용해왔다고 진단했다.

칼린 연구위원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북한이 협상과정에서 보이는 변화를 알아채고 전략을 이해하는 인재들이 많이 필요하다"며 "북한에 대한 선입견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직접 북한과 대화를 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세션 좌장을 맡은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김 위원장이 실용주의적인 접근을 시도함에도 경제문제나 남북관계, 북미관계 모두 해결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고 화두를 던졌다.

문 이사장은 "실용주의적인 지도자라면 남쪽과 대화도 하고 관계 개선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아직도 '고집스러운 지도자'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전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고, 남북관계에서 물리적 충돌을 하지 않고 자제하면서 미국에서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는데도 이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김정은이 얼마나 실용주의적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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