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지난 3월 임명된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임명 3개월 만에 사실상 경질됐다.
특히 김 전 비서관은 청와대가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 투기의혹 후 비서관급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 직원은 없다"고 발표한 후 불과 20여일 만에 임명된 것이라 청와대의 부실검증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우군인 참여연대에서도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청와대는 '김외숙 책임론'에 선을 그으며 책임지는 인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6.28 photo@newspim.com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8일 대구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어제 청와대에서 김기표 반부패비서관이 사실상 경질 조치됐다. 만시지탄이지만 잘 신속하게 처리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문제는 왜 이런 사안이 잘 검증 되지 않고 임명되었는가에 대해서 청와대 인사 시스템을 돌이켜봐야된다고 보여진다"고 청와대를 겨냥했다.
그는 "우리 서민들이나 집 없는 사람들이 LTV 제한 때문에 집을 사고 싶어도 금융권 대출이 안돼서 쩔쩔매고 있는데 54억을 대출해서 60억 대 땅을 사는 이런 사람을 반부패비서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너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닌가 이런 논쟁에 대해서 청와대가 돌이켜봐야 한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백혜련 최고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김외숙 인사수석의 경질을 요구했다. 그는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사 검증의 문제가 (김외숙) 인사수석 소관이기 때문에 인사수석이 그것에 대한 총책임은 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도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김기표 반부패비서관을 경질했다"며 "경질은 당연하나, 이것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태로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에 대한 검증 강화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를 걸러내지 못한 것인지, 문제가 안된다고 판단한 것인지 청와대는 또 다시 명백하게 인사 검증에 실패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거듭되는 인사검증 실패에 대한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인사수석과 민정수석 등 이번 인사의 책임자들을 문책하고, 인사검증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고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을 동시에 겨냥했다.
청와대는 인사검증 부실이라는 언론의 지적은 인정하면서도 김외숙 인사수석 거취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인사 검증 시에 부동산 내역을 확인했고, 각 취득 경위와 자금조달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점검했지만 투기 목적의 부동산 취득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청와대의 인사검증 부실' 지적에 대해선 "많은 비판을 받아오고 있다. 그걸 부인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청와대의 검증이 완전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언론이 추가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거기까지 알 수가 없었다는 점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청와대 인사시스템상 인사수석은 복수의 인사를 추천하는 것이 역할이기 때문에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만 검증에 책임이 있는 민정수석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함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일부 공직자들의 일탈행위를 비판하며 일벌백계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수 공직자가 코로나19 대응 등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일부의 일탈행위로 인해 정부 전체의 신뢰가 떨어지고 비난받는 것이 안타깝다"며 "일탈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일벌백계하고, 하반기에도 공직기강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총리를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최대한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임기 말로 갈수록 정책을 둘러싼 이견이 조정되기 어렵고, 사회적 갈등이 많아져 국정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총리실이 선제적으로 이슈를 파악하고 신속하게 조정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해 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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