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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60주년…기업 자율성 확대 위한 '모범회사법' 제안

기사등록 : 2021-06-3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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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1962년 이후 전면 개정 없어
상법 중 회사편…"독립 시켜야"
전경련모범회사법, 국회 건의 예정

[서울=뉴스핌] 김정수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기업법제 선진화 작업'에 착수하면서 그 일환으로 상법에서 회사편 부분을 독립시킨 '모범회사법'을 제안한다고 30일 밝혔다.

모범회사법은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국가 회사법제를 검토해 형식적으로는 현행 상법 중 회사편을 독립된 법률인 회사법으로 만들고 현행 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도록 대폭 개선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 사진 왼쪽부터 곽관훈 선문대 교수, 강영기 고려대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 정준우 한국기업법학회 회장,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김선정 동국대 교수, 한석훈 성균관대 교수, 최병규 건국대 교수 2021.06.30

◆"현행 상법,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 상법은 1962년 제정 이후 약 60년 동안 전면개정이 전혀 없었다"며 "오히려 지난해 말 상법 개정으로 기업 지배구조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업경영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전경련이 제안하는 모범회사법이 현행 상법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고, 회사 경영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준우 한국기업법학회 정준우 회장은 축사를 통해 "학계에서도 현행 상법은 회사, 보험, 해상, 항고운송 등 성격이 다른 부분이 혼재돼 있어 체계 정합성이 떨어진다"며 "회사편을 글로벌스탠더드에 맞게 별도의 독립된 법으로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만큼 국회와 학계의 관심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경련 모범회사법 제정 작업을 주도한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주제발표에서 "한국 회사법이 세계 표준에 점차 벗어나 갈라파고스식으로 변했다"며 "주주총회 결의방식인 보통결의나 특별결의가 상법 제정시기인 196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감사(위원) 선임시 3% 초과 주식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점, 이사인 감사위원을 분리선임하도록 법에서 강제하는 점은 세계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상법이 기업하기 좋은 제도 조성에 소홀했던 만큼, 전경련 모범회사법을 통해 기업의 의사결정과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 경영 위한 방어 수단 강화 촉구

세부주제 발표에서 곽관훈 선문대 교수는 기업의 안정적 경영활동을 보장하는 경영권 방어수단을 제안했다. 곽 교수는 "회사가 주주나 제3자에게 신주인수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회사 필요에 따라 다양한 종류주식 발행을 허용해 기업 자금조달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도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병규 건국대 교수는 이사의 의사결정과 업무수행에 있어 충분한 정보를 근거로 의사결정을 하고 회사의 이익을 위해 업무 수행을 한 경우에는 회사와 제3자에 대한 책임을 면제하도록 하는 경영판단의 원칙을 제안했다.

강영기 고려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상법개정으로 도입된 다중대표소송이 투기자본들에게 악용될 소지가 크다"며 "일본의 다중대표소송 수준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우리나라 다중대표소송은 지분 50% 이상 모자회사 관계에서 모회사 주주(비상장 1%, 상장 0.5% 주식 6개월 보유)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를 100% 완전모자회사 관계에서 모회사 주식 1%를 6개월 이상 보유하는 방향으로 강화하자는 것이다.

◆전경련 모범회사법 8월 중 발간

세부 주제발표 이후 토론에서 김선정 동국대 법대 교수는 "지난해 공정경제라는 명분을 내세워 상법을 개정했지만 공정경제는 회사법이 아닌 다른 법이 목표로 할 사안이다"라며 "그동안의 상법 개정이 결국 한국을 기업하기 어려운 곳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균형 있고 합리적인 입법 모델을 제시하여 회사법을 다듬는 것이 상법학계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석훈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상법 개정은 회사운영의 투명성 확보에 상당한 기여를 했지만 회사운영의 효율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미흡해 양자 간 균형이 깨졌다"며 "기업 운영의 효율성을 제공하는 회사법 제정으로 쿠팡의 해외증시 상장과 같은 자본 누수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모범회사법 제정 작업과 세미나 결과를 토대로 8월 중 '전경련 모범회사법'을 발간하고 국회 등에 건의할 예정이다. 

freshwate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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