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퀵커머스(Quick-Commerce)가 이커머스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사업자인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에 이어 쿠팡이츠까지 근거리 즉시 배달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편의점과 대형마트 업계엔 긴장감이 감돈다.
쿠팡이츠가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하면 20분 내 배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가 30일(오늘)부터 내달 6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함에 따라 수도권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하도록 영업이 제한되고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하게 된다. 2020.08.30 dlsgur9757@newspim.com |
◆ 쿠팡이츠 마트·마트라이더 상표권 등록...연내 서비스 시작 가능성 ↑
5일 특허청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달 잇따라 '쿠팡이츠 마트'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
지난 15일에는 '쿠팡이츠 마트', 지난 22일엔 '쿠팡이츠 마트라이더'까지 상표권 출원을 마쳤다.
여기에 더해 즉시 배달서비스(퀵커머스)에 대한 상표권도 대거 출원했다. 지난 11일 등록된 상표권은 퀵커머스·큐커머스(Qcommerce)·큐딜리버리(Qdelivery)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상표권은 ▲당일배송업 ▲소화물 배달업 ▲상품의 신속배달 퀵서비스 준비업 ▲상품보관업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특허청에 상표권 등록을 마친 쿠팡이츠 마트, 쿠팡이츠 마트라이더. [사진=특허청] 2021.07.02 nrd8120@newspim.com |
퀵커머스는 지역별 물류 거점을 두고 상품 주문 이후 20~30분 안에 즉시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품목은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등 생필품이다. 배달앱 사업자인 배달의 민족(배민)과 요기요의 요마트와 같은 서비스 형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일본에서 퀵커머스 서비스에 대한 시범 운영을 시작한 것을 고려할 때 국내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둔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린다.
앞서 쿠팡은 지난 1일 일본에서 '쿠팡' 앱을 출시하고 도쿄 시나가와구 나카노부 지역에서 식료품과 생필품에 한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4월 쿠팡이츠를 쿠팡이츠서비스란 별도 법인으로 분사시킨 것도 퀵커머스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쿠팡이츠서비스의 사업 목적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쿠팡이츠서비스의 사업목적에는 음식 배달대행서비스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 및 공급업 ▲소화물 운송업 ▲배송대행 및 알선업 ▲보관 및 알선업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
◆ 쿠팡이츠發 배송 속도전쟁 격화...출혈경쟁 우려도
지금껏 배달앱 퀵커머스는 유통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 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유통 업계는 쿠팡의 퀵커머스 진출에는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간 쿠팡은 사업 초기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면서 경쟁자들을 떨궈내는 아마존式 승자독식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미 로켓배송과 직매입으로 국내 유통시장을 뒤흔들었다. 빠른 배송과 직매입은 막대한 투자가 들어가는 고비용 사업구조다. 이러한 방식은 빠르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대규모 적자를 떠안아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실제 쿠팡은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5257억원에 달한다. 현재까지 누적 적자액만 41억 달러(약 4조6597억원)다. 유통 업계에선 "처음 접해보는 숫자"라며 충격적이란 반응이 주를 이룬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 매출·영업손실-추이. 2021.02.15 nrd8120@newspim.com |
쿠팡은 쿠팡이츠 진출 때도 공격적인 물량공세를 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갔다. 배달앱 시장은 배달 기사 확보가 관건이다. 그동안 쿠팡이츠는 이를 위해 프로모션(웃돈)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배달 수수료에 더해 2만5000원을 얹어주는 프로모션까지 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물량공세로 기존 사업자를 고사시키는 전략을 편다"며 "퀵커머스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프로모션과 할인쿠폰을 대거 풀어 고객과 배달 라이더 확보에 나서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배달앱의 맞수로 부상한 쿠팡이츠와 배민의 경쟁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쿠팡은 전국 물류망을 갖추고 있다. 전국적으로 170여개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직매입 중심으로 한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도 운영 중이다.
퀵커머스로만 한정한다면 쿠팡이츠가 배민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배민이 운영 중인 B마트는 현재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한해 약 32개 운영 중이다. 쿠팡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B마트의 매출은 1417억원으로, 전체 유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묶음 배송을 하는 만큼 배송은 최대 1시간 소요된다.
이러한 움직임에 편의점과 대형마트들도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퀵커머스 시장이 커지면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편의점이다. 때문에 통합 GS리테일은 자체 배달앱을 론칭하고 20분 안에 생필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형마트도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지난 2월부터 '1시간 배송'을, 롯데슈퍼도 서울 강남권에서 주문한 물건을 1시간 내에 배송해 주는 '퇴근길 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 직원이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후방 배송장으로 옮기기 위해 상품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2020.07.02 nrd8120@newspim.com |
업계에선 출혈 경쟁 우려도 나온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 물류 인프라를 별도로 구축해야 한다. 게다가 배달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배송 시스템도 만들려면 추가 투자는 필수적이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더 많은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즉시 배송서비스를 선보일 경우 퀵커머스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점차 심해질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20~30분 배송 만족도가 높다면 기존 편의점과 마트들도 앞다퉈 선보이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출혈경쟁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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