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검찰이 한동훈(48·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53·29기) 울산지검 차장검사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검사) 심리로 열린 정 차장검사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정당성만 주장하면서 피해자(한동훈)에게 사과나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특히 "증거인멸 상황이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그렇게 인식했다는데 공판 과정에서 확인된 바처럼 수사팀은 당시 피해자가 증거인멸을 한 사실이 없고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한다"며 "설령 그렇게 오인했다고 해도 이런 주장은 공원에서 장난감 총을 가지고 노는 아이가 진짜 총을 가져 위해가 있다고 보는 것처럼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7.09 pangbin@newspim.com |
반면 변호인은 고의가 아니라고 맞섰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로 눌러 소파 아래로 쓰러진 게 아니라, 피해자가 휴대전화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자 겹쳐진 몸이 쓰러진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수사팀은 피해자가 채널A기자와 통화한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해 수사를 진행한 것인데 마치 정치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독직폭행 구성요건에 해당하지도 않고, 해당한다고 해도 증거인멸 방지 위해 필요했던 점, 한동훈 검사장이 그 상황을 야기한 점 등을 들어 무죄 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정 차장검사 역시 "결코 직권을 남용해 피압수자를 폭행하려는 생각이 없었고, 그런 의도도 없었다"며 "공판 과정에서 나타난 사정을 잘 헤아리셔서 진실이 무엇인지 판단해달라"고 했다.
그는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이 '구형량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하시냐'고 묻자 "검찰에서 적나름대로 적절히 판단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내달 12일 선고를 내린다.
앞서 정 차장검사는 지난해 7월 29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으로 불리는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을 수사할 당시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을 압수수색하다 한 검사장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독직폭행은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특별공무원이 폭행 또는 가혹행위를 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로, 벌금형이 없어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해질 수 있다.
한 검사장은 수사팀에 변호인 참여를 요청한 뒤 전화를 걸기 위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풀려하자 정 차장검사가 갑자기 몸을 날려 자신을 넘어뜨리고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 차장검사는 한 검사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하려고 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어 바닥으로 넘어진 것뿐이며 폭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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