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강화를 위해 특단의 조치에 나선다. 올해부터 지주사 임원과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 평가에 ESG 관련 점수를 반영키로 하면서다. 각 계열사 CEO들이 ESG를 직접 챙기도록 해 전 그룹 ESG경영 혁신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ESG 경영 성과를 지주 임원 및 자회사 CEO 인사 평가에 반영하고, 보수에도 연동키로 했다.
ESG경영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의 활동이다. CEO들은 그룹 차원의 실질적인 지속가능경영 추진이나 친환경 금융지원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는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우리금융지주) |
이사회 내 ESG경영위원회에서 큰 방향성을 잡고 보상위원회가 구체적인 평가 기준을 결의했다. ESG경영위원회는 그룹 ESG 전략과 정책을 만드는 ESG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손 회장을 비롯해 우리금융 사내·사외 이사들이 모두 참여한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손 회장이 포함된 ESG경영위원회에서 방향 설정을 했다"며 "ESG경영 성과는 비재무적 지표지만 CEO 평가에 반영한다는 것 자체가 핵심 경영 전략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이 CEO평가에 ESG를 반영키로 한 것은 적극적인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ESG경영이 경쟁사에 비해 뒤쳐진 상황에서 속도를 높이려면 CEO들부터 나서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금융 ESG 등급(B+)은 국내 주요 금융그룹 중 가장 낮았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이 각각 A+를, 하나금융이 A 등급을 받았다.
ESG 수준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손 회장은 올해를 ESG경영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ESG 경영체계 구축에 나섰다. 지난 1월 계열사 CEO를 위원으로 하는 'ESG경영협의회'를 설치했으며 2월에는 이사회 내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지난 9일에는 '그룹 ESG 비전 및 중장기 추진전략'으로 ESG금융에 100조원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손 회장은 올 초 지주 창립기념식에서도 "최근 국제 사회의 ESG 핵심 아젠다인 기후변화 대응 등 그룹의 ESG경영 전략에 모든 자회사들이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ESG를 실무부서에 맡기는 것에 나아가 CEO 평가에 연동하면서 금융권에도 파장이 클 전망이다. ESG를 선언적 구호가 아닌 실제 경영 전략과 사업 추진에 반영하게 하면서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ESG는 그룹 6대 경영전략에서 중요한 부문"이라며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평가받기 때문에 CEO 입장에선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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