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일본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폄하하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조만간 교체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소마 공사의 교체는 '정기적 인사 이동'의 형식을 취하는 방향이나, 한국 내 소마 공사에 대한 반발이 강해지는 것을 고려한 사실상의 경질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13일 일본 정부의 방위백서와 관련해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고 있다. 2021.07.13 yooksa@newspim.com |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한국 정부)가 요구한 건 재발방지를 위한 가시적이고 응당한 조치가 시급히 취해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아이보시 코이치(相星孝一) 주한일본대사도 우리 측 입장을 명확히 이해했고 자국 정부에 보고하겠다고 했다. 일본측이 우리 입장을 분명히 알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교부에 따르면 현지 일본 언론들이 소마 공사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정식 외교 경로 통해 한국 정부에 대해 관련 조치의 내용이 공식 통보된 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일본 정부의 소마 공사 조치에 대해) 여러 언론에 나온 걸 갖고 적절한 수준이다 아니다 응당한지 아닌지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우리가 주시 중"이라고 부연했다.
◆ 최종건 "소마 공사 발언, 한일정상회담 무산에 큰 작용"
한·일 및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차 일본으로 출국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게 기자들과 만나 한일정상회담 무산 과정에서 소마 공사의 발언이 "상당히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발언의 본질은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였고 게다가 그것이 그들의 소위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면 큰 문제"라며 "우리가 요구했듯 응당 조치가 곧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전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소마 공사에 대한 인사 조치 방향에 대해 "재외공관 직원의 넓은 의미에서 인사 문제가 된다"며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이 소마 공사의 재임 기간 등을 고려해 "적재적소 (인사 배치) 관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이보시 대사도 지난 17일 새벽 외교부 출입기자단에게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소마 공사가 한국 정부의 대일외교에 대해 성적 표현을 쓰며 비하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즉시 제가 소마 공사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대화 중 보도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건 사실이지만 이것은 결코 문재인 대통령님에 대한 발언이 아니었다"며 "소마 공사가 간담 상대인 기자님에게 그 자리에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하고 철회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소마 공사의 이번 발언은 간담 중 발언이라 하더라도 외교관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하며 매우 유감"이라며 "소마 공사의 보고를 받고 저는 소마 공사에게 엄중히 주의를 주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JTBC는 한일관계 현안에 대한 일본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15일 소마 공사가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부적절한 성적 표현을 썼다고 지난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마 공사는 "일본 정부는 한국이 생각하는 것만큼 두 나라 관계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며 "문 대통령이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을 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