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이 군함도'(하시마·端島)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는 전시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결정문을 22일(현지시간) 확정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제44차 회의에서 군함도에 관해 설명한 도쿄의 산업유산정보센터의 내용을 개선하라고 촉구하며 이같은 내용의 결정문을 토의절차 없는 켄센서스(의견일치)로 채택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12일 이와관련한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고, 이날 내용 수정 없이 그대로 채택했다.
결정문은 일본 정부가 조선인 강제 징용 등에 대한 정보를 함께 포함시키도록 한 세계유산위에서 채택된 결정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강력하게 유감'을 표시했다. 또 일본 정부에 향후 시설 보완 내용을 담은 보존현황보고서를 내년 12월 1일까지 제출하도록 권고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군함도 강제징용 노동자의 사진으로 알려진 사진들. [사진=EBS역사채널e] 2021.01.29 89hklee@newspim.com |
앞서 유네스코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공동조사단은 지난달 7~9일 도쿄에 위치한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시찰한 뒤 보고서를 작성했다.
일본이 지난해 6월 도쿄에 개관한 산업유산정보센터에는 일본의 메이지 시대 산업화 역사를 소개하는 시설으로 군함도 등의 자료가 전시돼 있다. 이 시설은 군함도 등이 세계유산으로 등록되면서 이를 알리기 위해 작년 6월 도쿄에 개관했다.
세계유산위 공동조사단 3명은 이 시설을 시찰한 결과 역사왜곡이 확인됐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총 60쪽으로 작성된 문건에서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에 기여한 1910년까지의 해석전략에 대해서는 평가하나 1910년 이후 1940년대 한국인 등의 강제 징용 노동자들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 노역한 사실을 불충분하게 다뤘다"고 비판했다.
유사한 역사를 가진 독일 등 국제 모범사례와 비교했을 때 조치가 미흡하고, 한국 등 당사국들과의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5년 강제징용 피해자를 기억하는 전시시설 마련을 조건으로 군함도 등을 메이지 시대 산업시설로 세계유산에 등록하는데 성공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