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뉴스핌] 오정근 기자 = 전남 여수시는 3려(여수시, 여천시, 여천군) 통합 이후 8개 보훈단체 간 통합 현충탑 건립 장소 등 합의점을 찾지 못해, 23년 동안 자산공원과 선원동으로 이원화돼 있던 현충탑을 하나로 모으려던 보훈유공자들의 꿈이 여수시의회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고 23일 밝혔다.
전국 최초로 주민발의에 의해 지난 1998년 4월 1일 여수시와 여천시·여천군이 통합여수시로 출범했다.
시는 지난해 6월 보훈단체장들이 이순신공원에 통합현충탑을 건립해 줄 것을 건의하자 예산반영을 위한 관련 절차를 밟아 제212회 여수시의회 임시회 제3회 추경예산을 제출했으나, 최근 예결위에서 사업에 대한 추가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전액 삭감했다.
통합현충탑이 건립될 이순신 공원 [사진=여수시] 2021.07.23 ojg2340@newspim.com |
정일랑 무공수훈자회 회장을 비롯한 단체장들은 지난 21일 의회를 항의 방문해 삭감된 현충탑 용역 예산을 본회의에서 반영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관련 상임위인 환경복지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쳐 의결된 현충탑 예산이 예결위에서 삭감되고 보훈단체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정현주 위원장은 추가경정예산 수정안을 발의해 22일 본회의에 상정했으나 찬성 11, 반대 12,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이 소식을 들은 보훈단체와 국가유공자 가족들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국가유공자를 더욱 예우해 주지는 못할망정, 단체에서 어렵게 합의해 통합현충탑 건립을 시에 요청했는데 용역비 예산마저 삭감한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분노했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23일 영상으로 열린 주간업무보고회에서 "시의회에서 통합현충탑 건립 기본설계용역비를 사전보고가 안됐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오래 전부터 논의된 사항인 만큼 보훈유공자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하루 빨리 접근성이 편리한 곳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여수시는 자산공원 현충탑과 선원동 현충탑 두 곳을 관리하고 있으며 매년 현충일 행사를 양쪽에서 진행하고 있다.
두 곳 모두 접근이 불편하고 장소도 비좁아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는 등 불편이 많아지자 국가유공자 및 보훈단체장들의 의견을 받들어 이순신공원 내 연면적 4500㎡ 규모로 통합 현충탑을 조성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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