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네이버 직원 절반 이상이 최근 6개월 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네이버가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들에게 미지급한 임금체불액도 86억7000만원에 달했다.
고용노동부는 27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노동자 사망 사건이 발생했던 네이버를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특별감독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 중부지방고용노동청과 성남지청을 중심으로'특별근로감독팀'을 구성해 지난 6월 9일부터 7월 23일까지 진행됐다.
[분당=뉴스핌] 최상수 기자 = 네이버 사옥. 2018.4.25 kilroy023@newspim.com |
특별감독에서는 근로기준법 상 '직장 내 괴롭힘'을 중심으로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해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특히 지난 5월 25일 노동자 사망과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조사와 함께, 사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채널의 적정한 작동 여부와 조직 문화 등에 대해서도 점검했다. 이 외에도 근로기준법 노동관계법 전반에 대한 심층적인 점검도 병행 실시했다.
먼저 사망한 노동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결과, 사망한 노동자는 직속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모욕적 언행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됐으며, 과도한 업무 압박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는 임원급인 책임 리더였다.
네이버는 근로기준법 상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내 괴롭힘 등 조직문화를 진단하기 위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1982명)의 절반 이상(52.7%)이 최근 6개월동안 한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10.5%는 최근 6개월동안 1주일에 한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반복적으로 겪었다고 답했다.
또 직장 내 괴롭힘 피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44.1%가 '대부분 혼자 참는다'고 응답했다. '상사나 회사 내 상담부서에 호소'한다는 응답은 6.9%에 불과했다. 혼자 참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응해봤자 해결이 안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59.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폭언·폭행 및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설문조사(1482명)에서도, 폭언·폭행 및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직접 겪었거나 주변 동료의 피해 사례를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는 응답이 일부 나왔다.
폭언·폭행에 대한 설문조사 참여자 중 8.8%가 본인이 피해를 경험했고, 19%는 동료의 피해를 보거나 들었다고 응답했다.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서는 설문조사 참여자 중 3.8%가 본인이 피해를 경험했고, 7.5%는 동료의 피해를 보거나 들었다고 응답했다.
고용부는 이번 설문조사에 나타난 폭언·폭행 및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신고가 가능하도록 별도로 안내하고, 특별감독 이후에도 구체적인 신고가 추가로 접수되는 경우에는 별도 조사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김정수 기자 =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이 28일 오전 10시 네이버 본사 2층 커넥트 홀 앞에서 '네이버 동료 사망 사건에 관한 노동조합의 진상규명 조사 최종보고서 및 재발방지를 위한 요구사항'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아울러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금품 86억7000여만원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최근 3년간 임신중인 여성 근로자 12명에 대해 시간외 근로를 시킨 사실도 확인됐다.
이외에도 연장근로 한도 위반,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근로조건 서면 명시 위반,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 임금대장 기재사항 누락 등 기본적인 노동관계법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 임금체불, 임산부 보호 위반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은 사건 일체를 검찰로 송치하고, 과태료 부과 처분도 진행할 예정이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더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과 직장 내 괴롭힘 재발 방지계획을 수립해 제출토록 적극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김민석 고용부 노동정책실장은 "네이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IT 기업이자, 많은 청년층들이 선호하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특별감독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등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다수 나타났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적극적인 의지와 정부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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