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북한이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하는 등 태도를 바꾼 배경은 심각한 경제난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2018.4.27 |
킹스 칼리지 런던의 레먼 퍼체코 파도 국제관계학 교수는 28일(현지시간) 보도된 미 정치 매체 더힐 기고에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협상에 전념하고 있고, 문 대통령에게 다행히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역시 북한과 교류에 열려 있다는 바를 거듭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욱 관련 있는 것은 미국이 북핵을 억제하기 위한 첫 단계로 현실적인 접근과 군축협정을 타결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라며 "바이든 정부는 그 대가로 남북 경제 협력의 문을 열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에 온갖 모욕을 퍼붓고, 바이든 정부의 외교적 접근에는 미적지근했던 것이 가장 긍정적인 반응이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말 남북 대화에 관심이 있느냐"고 파도 교수는 질문했다. 그으의 대답은 "관심이 있다"다.
코로나19(COVID-19)로 악화한 북한의 경제난으로 김 위원장이 태도를 바꾸길 결심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최소 공식적으로는 도입한 코로나19 백신이 없고, 중국과 교역도 멈췄다. 한국과 관계 개선은 결국 가까운 미래에 백신과 지원으로 이어질 것이며 장기적으로 볼 때 남북 경제 협력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깔린 판단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한국과 대북정책을 협의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한국을 척지고 미국과 협상할 순 없다"고 진단했다. 북한 입장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의지를 시험하려면 한미 모두와 관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파도 교수는 "미국과 한국의 진보 행정부란 드문 조합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북한의 계산법을 바꿨다"며 "남북이 지속가능한 외교 프로세스에 시동을 걸고 미국과 북한도 대화에 나선다면, 내년에 새로이 취임하는 한국 대통령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공은 북한의 코트에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정말 외교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면 문 대통령은 응할 것이다. 그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한국은 향후 몇 년 동안 협상으로부터 눈을 돌릴지도 모른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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