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종현 인턴기자 = 도쿄올림픽 테니스 경기 시간이 변경됐다. 많은 선수들이 폭염에 불만을 토로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 랭킹 2위' 다닐 메드베데프(25·러시아)는 찜통 더위에 경기 도중 "내가 죽으면 책임질 거냐"고 말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28일 국제테니스연맹(ITF)가 29일부터 테니스 경기 시작 시간을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ITF는 "선수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현재 일본 도쿄에서 더위와 습도가 증가함에 따라 일정 변경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다닐 메드베데프(25·러시아)가 2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단식 3회전에서 파비오 포그니니(31위·이탈리아)와의 경기도중 폭염에 힘들어하며 트레이너에게 치료를 받았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2021.07.29. limjh0309@newspim.com |
다닐 메드베데프는 2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단식 3회전에서 파비오 포그니니(31위·이탈리아)에게 세트스코어 2대1(6-2 3-6 6-2)로 승리해 8강에 진출했다.
메드베데프는 경기에선 이겼지만 도쿄의 폭염에 힘들어했다. 더위에 호흡이 곤란해지는 등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 이에 카를로스 라모스 주심이 "경기를 계속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메드베데프는 "경기를 할 수는 있지만 죽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메드베데프는 "만약 죽으면 책임질 것이냐"는 다소 수위 높은 반응을 내보였다.
경기 종료 후 그는 "첫 세트에서 이미 호흡이 잘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며 "2세트 때 점수를 낼 때마다 눈앞이 어두워지고, 어떻게 해야 좋아질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닐 메드베데프는 2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단식 3회전에서 파비오 포그니니(31위·이탈리아)에게 세트스코어 2대1(6-2 3-6 6-2)로 승리해 8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경기 내내 폭염에 힘들어했다. 사진은 트레이너에게 치료를 받는 중간에 물 마시는 메드베데프. [도쿄 로이터=뉴스핌] 2021.07.29. limjh0309@newspim.com |
여자 테니스 경기에서는 열사병 증세로 기권하는 선수도 나왔다. 파울라 바도사(스페인)는 8강 경기 중간에 기권하고 휠체어를 탄 채 코트를 떠났다. 그는 "첫날부터 힘들었다"며 "최대한 적응하려고 했지만 오늘은 몸이 견딜 수 없었다"고 말헀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는 "20년 동안 전문적으로 테니스를 쳤지만 평생 이런 상황(폭염)을 매일 연속으로 마주한 적은 없었다"며 이번 테니스 경기 시간 변경을 기뻐했다. 조코비치는 24일 남자 단식 1회전를 치른 뒤 날씨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남은 경기는 저녁 시간대로 변경하자고 주장했다.
앞서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이 경기 후 집단 쿠토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는 등 도쿄의 여름 폭염이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유치 경쟁 당시 "도쿄올림픽이 진행되는 7·8월에 온화한 날씨가 예상돼 선수들에게 이상적인 기상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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