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상장법인의 여성임원 비율이 5.2% 수준이고, 근로자 대비 남녀 임원비율 격차는 6.3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이는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한 자본시장법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가 2021년 1분기 기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2246개의 성별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여성임원 비율은 5.2%로 나타났다. 자산 2조 이상 기업 152개 중 85개는 여성 등기임원을 1명 이상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세종간 화상으로 열린 제13차 사회관계장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07.28 dlsgur9757@newspim.com |
여가부는 지난 2019년부터 양성평등기본법 제20조 제3항에 근거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성별 임원 현황을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해왔다. 이번 조사는 2021년 1분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2246개를 대상으로 지난 5~6월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시 자료를 확인해 해당 기간 기준으로 진행됐다. 기관별·산업별 성별 근로자 수, 성별 임원 수 및 형태(등기·미등기, 등기임원 중 사내·사외 이사) 현황을 조사했으며 CEO스코어가 조사를 담당했다.
올해 조사에서는 자산 총액 2조 이상 기업의 경우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이 내년 8월5일부터 실제 적용됨에 따라 해당 기업들의 성별 임원 현황 변화 추이도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여성가족부] 2021.08.04 jyyang@newspim.com |
상장법인 전체 임원 3만2005명 중 여성은 5.2%(1668명)로 전년도의 4.5%에 비해 증가했다. 이는 이코노미스트에서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인 '여성 이사회(임원) 비율' 항목의 OECD 평균은 25.6%의 1/5 수준이다. 다만 여성 임원 선임 기업(0명→1명 이상)의 수는 상장법인 2246개 중 815개(36.3%)로 전년(33.5%)보다 늘었다.
여성임원 비율은 전체 임원 8명중 6명(75.0%)의 여성임원을 둔 클리오가 가장 높았고 솔본(60.0%), SMLifeDesign(60.0%), 키이스트(57.1%)가 뒤를 이었다. 여성임원 수는 삼성전자(60명), CJ제일제당(23명), 아모레퍼시픽(17명), 네이버(16명), 현대차(16명) 등 순으로 많았다.
임원 형태별로 보면, 전체 등기임원 1만3368명 중 여성은 4.8%(648명)이며, 미등기임원 1만8637명 중 여성은 5.5%(1020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등기임원을 사내‧사외이사로 구분하면, 전체 사내이사 7564명 중 여성은 4.6%(348명)이며, 사외이사 5804명 중 여성은 5.2%(300명)이다.
상장법인 중에서도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은 자본시장법 제165조의20 이사회 성별 구성 특례조항을 적용받는다. 해당 기업 152개의 전체임원 8677명 중 여성은 5.7%(491명)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증가했다. 여성 임원을 1명 이상 선임한 2조 이상 기업은 전체 152개 중 118개(77.6%)로, 전년 대비 10.9%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 중 여성 등기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카카오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였다. 두 기업은 전체 등기임원 7명중 2명(28.6%)이 여성임원이이었다.
임원 형태별로 보면, 2조 이상 기업의 전체 등기임원 1173명 중 여성은 8.3%(97명)로 전년 대비 3.5%p 증가하였고, 전체 미등기임원 7504명 중 여성은 5.3%(394명)이다. 등기임원 가운데 2조 이상 기업의 전체 사내이사 421명 중 여성은 1.2%(5명)이며, 전체 사외이사 752명 중 여성은 12.2%(92명)로 전년 대비 5.2%포인트 증가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여성가족부] 2021.08.04 jyyang@newspim.com |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상장법인에서의 여성임원 증가폭('20년 4.5% → '21년 5.2%)보다 2조 이상 기업에서 여성임원 증가폭('20년 4.5% → '21년 5.7%)이 더 크고, 상장법인의 등기임원 중 여성비율(4.8%) 보다 2조 이상 기업의 등기임원 중 여성비율(8.3%)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이사회의 등기임원 선임 시 특정 성으로만 선임할 수 없도록 한 제도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여가부는 분석했다.
특히 2조 이상 기업의 자본시장법 제165조의20 적용을 받는 152개 기업의 경우 여성 등기임원을 1명 이상 선임한 기업은 85개(55.9%)로, 대상 기업의 절반 가량이 법 기준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여성가족부] 2021.08.04 jyyang@newspim.com |
상장법인의 전체 여성 근로자는 40만6631명, 여성 임원은 1668명으로, 여성 근로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은 0.41%인데 비해, 남성 근로자는 118만1047명, 남성 임원은 3만337명으로, 남성 근로자 대비 남성 임원 비율은 2.57% 수준이었다. 올해도 근로자 대비 임원 비율의 성별 격차는 무려 6.3배로 조사됐지만, 19년 8.3배, 20년 7.3배에서 6.3배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여성 근로자 비중이 높은 산업은 ▲교육 서비스업 64.4% ▲도매 및 소매업 52.5%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 50.2% ▲금융 및 보험업 44.4% 순이며,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산업은 ▲교육서비스업 15.3%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8.5% ▲정보통신업 7.5% ▲도매 및 소매업 7.0% 순으로 나타났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점진적으로나마 상장법인의 여성임원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의미 있으나, 여성의 사회진출이 확대되었음을 고려할 때, 민간부문에서 여성의 의사결정 직위로의 진출은 여전히 부족한 수준으로, 적극적인 개선과 다양한 인식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 의사결정 직위의 성별 균형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기업의 변화수준을 분석‧발표하는 등 기업 구성원의 인식 전환과 함께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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