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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사 M&A로 키운 SM그룹, '최대 1조' 쌍용차 인수 여력은?

기사등록 : 2021-08-08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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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까지 울산방송 매각, 현금 확보 가능
옥스필드CC·SM상선 IPO 자금도 쌍용차 인수 투입
1조원대 인수규모 부담…경쟁사보다 재무부담은 적을 듯
남선알미늄·티케이케미칼 등 자동차 관련사업 시너지 기대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최대 1조원 매각 규모인 쌍용차 인수에 뛰어든 SM(삼라마이다스)그룹이 매각대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M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대기업집단에 올라선 만큼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만간 울산방송(UBC)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 자본 여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SM그룹이 성사시킨 M&A 대비 규모가 큰 1조원대 딜이어서 만만치 않을 거란 평가도 나온다.

◆ 상호출자 규제 적용, 10월 말까지 울산방송 팔아야…옥스필드CC 매각 등 현금 확보 지속

8일 SM그룹의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의 현금성 자산은 약 1535억원으로 추산된다. 계열사 58개 중 상장사는 대한해운, 남선알미늄, 티케이케미칼이다. 이들의 현금성 자산은 1분기 말 기준 각각 1161억8000만원, 173억7000만원, 200억1000만원 등이다.

올 하반기 상장 예정인 SM상선(1044억원)을 포함하면 2580억원 규모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상장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비상장사가 가진 현금성 자산을 포함하면 최소 5000억원 이상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만간 계열사인 울산방송(UBC)을 매각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자금 확보에 유리하다. SM그룹은 2017년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데 이어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이 되면서 방송사 지분 소유에 제한을 받게 됐다. SM그룹은 UBC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현행 방송법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 지분 10% 초과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고 6개월 뒤인 10월 말까지 방송법 위반을 바로잡도로 시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여기에 SM그룹은 지난해 한진중공업 입찰에 참여하면서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골프장 옥스필드CC를 1300억원에 매각해 현금을 추가 확보했다. 이르면 내달 상장할 SM상선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 일부도 쌍용차 인수에 투입하겠다는 게 회사 측 계획이다. 업계는 해운업황 호조로 인해 SM상선의 기업가치가 최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SM그룹이 그 동안 성공했던 M&A와 비교하면 이번 인수 규모가 대규모인 점은 부담이다. SM그룹이 인수한 기업 가운데 대규모 딜은 경남기업(635억원), 삼환기업(630억원) 정도지만 이 마저도 1000억원에 못 미친다. 반면 쌍용차 매각은 최소 8000억원에서 1조원대의 인수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 등 쌍용차 매각에 뛰어든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재무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 시너지 기대…1조원대 인수규모는 부담

SM그룹은 우오현 회장이 1988년 광주시에서 창업한 삼라건설을 모태로 출발했다. IMF 외환 위기 이후 대한해운, 대한상선 등 해운사와 진덕산업(우방산업), 삼환기업, 경남기업 등 건설사, 벡셀, 경남모직, 남선알미늄 등 잠재력 있는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급성장했다. 지난 5월 기준 재계 서열은 38위다.

특히 자동차 관련 계열사를 갖고 있어 쌍용차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상장 계열사인 남선알미늄은 자동차용 내외장 플라스틱 부품, 자동차 범퍼를 만들어 현재 한국지엠에 납품한다. 티케이케미칼은 자동차 와이퍼를 생산하는 오토모티브사업부를 두고 있다. 자회사 SM E&H는 터치 스크린 패널과 투명 OLED 디스플레이를 생산한다.

배터리 업체인 벡셀과의 전기차 관련 협업 가능성도 열려있다. 다만 소형 전지를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쌍용차는 아직 내세울 만한 전기차 모델이 없다. 올해 첫 번째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양산에 돌입했지만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업체에 비하면 늦은 출발이다. 하지만 쌍용차 자구안의 핵심인 평택공장 부지 매각이 성과를 거둘 경우 디젤차 중심의 사업구조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전 참가자들 가운데 자금 여력이 가장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는 점은 SM그룹에 긍정적"이라며 "자금 확보와 더불어 자동차산업의 급격한 구조개편 상황에서 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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