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뚝심이 빛을 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에 진입하면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상반기 국산 1호 백신 상용화를 목표로 최종 임상 단계에 착수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의 바이오·제약 사업에 대한 투자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번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국내 업체 최초로 임상 3상에 진입한 것이다.
최 회장은 고(故) 최종현 회장의 뜻을 이어 1998년부터 제약·바이오 사업에 눈독을 들였다. SK의 백신 사업은 지난 2001년 SK케미칼이 동신제약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최 회장은 2002년 "2030년 이후에는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세운다"고 목표를 내걸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8년 7월 SK케미칼 백신 사업부문의 분할로 탄생했다. SK는 2008년부터 SK바이오사이언스 인프라 구축과 연구 개발에 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도약' 국무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6.03 leehs@newspim.com |
SK는 바이오 사업에서 연이어 '빅히트'를 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포 배양 방식의 백신 생산 기술을 활용해 2015년 국내 최초로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3가'를 출시했다. 이듬해에는 세계에서 최초로 '스카이셀플루 4가'를 상용화했다. 이 외에 세계 두 번째로 출시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도 주력 제품이다.
실제 최 회장의 SK바이오사이언스를 향한 애정은 남다르다. 최 회장은 백신 개발이 한창이던 지난 4월 화상회의를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개발 담당자들을 직접 격려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가 확산 될수록 백신 개발에 대한 국민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개발에 대한 관심이 압박감으로 다가와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제약·바이오 산업은 허가 당국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중요한데, 최 회장의 경우 대정부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를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진행 상황을 점검했을 때 최 회장도 동석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백신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문 대통령이 경북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를 찾았을 때도 최 회장이 나섰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곧바로 임상 3상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이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총력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중에 백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SK가 유일하다"며 "그간 최 회장이 백신 문제를 직접 챙겨온 만큼 상용화까지 전사적으로 역량을 쏟아 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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