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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삼성전자·SK하이닉스 7.6조 판 외국인, 뭘 샀나

기사등록 : 2021-08-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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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주일, 코스피 외국인 삼성전자 5.6조·SK하이닉스 2조 순매도
LG화학·삼성SDI·NAVER·셀트리온·기아·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순매수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심상찮다. 특히, 코스피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순매도 규모가 지난 한 주에만 5조 원이 넘었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확산된 영향이 컸다. 다만, 외국인은 무섭게 팔아치우는 과정에서도 LG화학과 삼성SDI, NAVER, 셀트리온, 기아 등은 사들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주일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조5738억 원어치 팔았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순매도 금액은 2조177억 원. 두 종목 합쳐 약 7조6000억 원에 달한다.

외국인 매도 공세에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5일간 8.7% 떨어지며 다시 '7만전자'로 주저앉았고, SK하이닉스 주가도 14% 밀려났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양대 종목이 뒷걸음질치자 코스피도 3.0% 빠졌다. 이 기간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총 7조1366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도체 대표주들의 이 같은 주가 부진은 업종 둔화 우려가 확대된 탓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현물 가격 하락과 전방산업 수요 위축 우려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거듭 강조하듯이 비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전방산업 세트 생산 차질이 지속될 경우 메모리반도체의 일시적 수요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근 이러한 이슈로 메모리 고객사들의 구매 움직임이 다소 소극적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오는 4분기 반도체 가격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좀 더 세부적으로, PC 관련 수요 계절성 약화로 인한 현물시장 수급 전환, 서버업체들의 판가 하락 압박 위한 '공급 재고 부족 착시현상 전략' 효율적 전개, 수요 불확실성 대두 불구 수요의 공급사 투자 강화 기조 고수를 최근 메모리 관련주의 급격한 주가 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반도체 칩 [사진=뉴스핌 DB]

그렇다면, 반도체 업황은 언제쯤 좋아질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내년 하반기로 모아진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중요한 점은 내년 하반기 D램 업황에 대한 시각이며, 이에 따라 주가 하방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며 "내년 2분기를 지나면서 D램 업황이 회복세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러한 반도체 전망이 주가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D램 현물 가격 급락세가 일단락되고, 서버와 스마트폰의 수요 회복이 목격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재고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주목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가 1주 미만으로 거의 없는 데다가 생산 병목현상도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 급락' 또는 '다운 사이클 장기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이재윤 연구원은 "다행스러운 것은 낮은 재고 레벨"이라며 "2018년 4분기~2019년 4분기와 같은 '깊고 긴 가격 조정'이 재현되기는 힘들고, 올해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모멘텀 둔화 과정을 거쳐 늦어도 내년 3분기부터 재차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유악 연구원은 "8월 후반을 지나가면서 이러한 업황 변화가 보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현물 가격이 고정 가격 밑으로 빠졌던 2020년 5월에도 8개월 후인 2021년 초의 업황 개선 기대감이 맴돌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강하게 보여줬다"고 했다.

이에 최근 주가 조정이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김선우 연구원은 "현재 메모리 업체들의 주가는 다운사이클 전환을 상당히 반영한 수준"이라며 "SK하이닉스 현 주가가 2022E PBR 1.1배인데, 역사적으로 BPS 1.0배 미만 영역은 실패하지 않는 투자 기회임도 분명하다"고 했다.

지난 일주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내던지는 동안 외국인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코스피시장에서 LG화학(순매수 3967억 원)과 삼성SDI(2611억 원), NAVER(1158억 원), 셀트리온(969억 원) 그리고 기아(953억 원) 등을 끌어모았다. 이어 SK아이이테크놀로지 901억 원, SK텔레콤 794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 738억 원, POSCO 555억 원, KB금융 390억 원 순이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조2000억 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손익을 제외하고 보면 석유화학 및 첨단소재 강세가 견조한 실적을 견인했다"며 "첨단소재는 양극재를 포함해 2차전지 소재 중심으로 CAPA 확대·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LGES 상장에 따른 가치 희석을 반영하더라도 소재 중심 스페셜티(Specialty) 매력으로 가치 상향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외 DS투자증권은 삼성SDI에 대해 대형 전지 호조로 하반기 실적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카카오페이증권은 기아가 올 하반기에도 주요 지역의 수요 회복이 진행되는 가운데 K8·쏘렌토·카니발 등의 해외 출시와 스포티지 신차 효과로 판매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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