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과일이나 채소는 직접 눈으로 보고 사야 한다던 소비자들도 이제는 거리낌 없이 온라인 구매에 나선다. 입어봐야 느낌을 알 수 있다는 옷도 감촉까지 담아낸 동영상을 보고 침대에 누워 쇼핑을 끝낸다.
온라인 쇼핑은 이제 편리함 그 이상이 됐다. 단순히 간편한 선택과 빠른 배송 때문이 아니다. 판매자가 제공하는 상세한 설명과 상품에 대한 적나라한 비판이 담긴 후기가 24시간 CCTV처럼 작동하고 있다. 사후 처리 피드백도 실시간 업데이트된다.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 셈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자동차를 온라인에서 구매하긴 쉽지 않다. 사고 싶은 건 차인데, 구매 우선순위는 아직도 온라인과 지인을 통해 '잘 해주는' 판매자(딜러)를 소개받는 것부터다. 혹자는 거래 중 딜러를 바꾸기도 했는데 그 이유로 "전기차에 대해 나보다 몰라 믿음이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량의 온라인 판매 가능성은 다수 확인됐다. 딜러도 없이 홈페이지만 운영하는 테슬라는 올해로 3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국내서도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우리나라 소비자들을 '클릭 한 번'으로 사로잡았다.
BMW코리아도 마찬가지다. 매달 온라인을 통해 한정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번 달엔 한정판 모델 '뉴 M5 CS' 14대가 당일 모두 팔렸다. 지난해엔 총 20가지 470여대의 온라인 한정판 모델이 이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완판됐고, 올해 선보인 총 19종의 온라인 한정판 모델 중 13종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한국지엠(GM)도 온라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스포츠카 카마로SS에 이어 쉐보레 전기차 볼트EUV를 온라인샵에서 판매한다. 온라인 판매 사전계약 당일엔 구매자가 몰리면서 서버가 먹통 될 정도였다. 한 전기차 예비 차주는 "계약 완료를 위해 오후 약속까지 취소했다"고 적극성을 보였다.
오프라인에 익숙했던 건 판매자들뿐 아니라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구매에 나서고 있다. 홈페이지엔 자동차 기능별 상세한 설명이 포함돼 있고, 원하는 컬러와 내장재를 눈치 보지 않고 수백 번 번복하며 고민해 볼 수 있다. 부족하다면 시승 프로그램을 신청해 직접 타볼 수 있다. 고민 차량을 두 대를 한 화면에 배치하고 사양까지 비교할 수도 있다.
온라인 판매는 이제 업계 불문 선택이 아니라 막을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판매 노조 일부가 실적 감소를 우려하며 이 같은 판매 방식을 반대하고 있지만, 시대 흐름은 언제나 일부가 막는다고 막아지는 건 아니었다.
이젠 차라리 현장 판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온라인 판매와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게 현실적이다. 인터넷 뱅킹이 있지만 아직도 지점에 방문할 수밖에 없는 많은 금융거래가 있듯, 차 판매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판매에 적합한 사례를 나눠 전체 매출을 늘리는 방안을 고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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