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증가로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되면서 증권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하는 증권사가 다시 발생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의 200% 이내까지 신용공여한도여서 한도가 차면 수시로 중단과 재개를 반복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전날 오전 8시부터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등에 대한 예탁증권 담보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NH투자증권도 지난 12일부터 신규 증권 담보 대출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달 신용융자 및 주식담보대출을 막았다가 풀었다. 대신증권도 지난달 초 신용융자를 일시 중단했다가 지난달 중순이후부터 재개한 상태다.
여의도 증권가. 김학선 기자 yooksa@newspim.com |
최근 증시가 조정받자 저점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가 증가하면서 '빚투'가 급격히 늘어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도 빠르게 소진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의 신용공여는 신용융자와 담보대출로 나뉜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담보대출은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들은 자본시장법이 규정하는 신용공여 한도를 준수해야 한다. 자본시장법상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를 넘을 수 없다. 때문에 증권사들은 200%보다 낮은 수준으로 신규 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풀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다만 증권사들은 대출 회수를 위해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할 수 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산 후 일정기간 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증권사들은 전날 종가의 하한가로 매도 주문을 낸다. 이 때문에 최근 연일 계속된 하락장으로 신용융자에 따른 증권사의 반대매매가 증시 불안의 또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는 잇따라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13일 처음 25조원을 넘은 이후 4거래일 연속 25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약 6조4000억원이 늘었다.
한편, 신용융자 증가로 증권사들의 이자 수익도 부쩍 늘었다. 올해 상반기 28개 증권사의 이자 수익은 85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이자수익 9970억원으로 85%에 해당된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으로부터 10%대에 육박하는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다며 지적을 받았다. 이후 증권사들은 잇따라 신용융자 금리를 0.5%포인트에서 최대 1%포인트까지 내린 상태로, 증권사들의 1~7일 단기 신용융자 금리는 4.0~7.5%를 유지하고 있다. 5개월 가량의 장기 융자의 경우 최대 9.5%의 금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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